'투자자 설자리 없네' 오피스텔, 실수요 위주 시장재편

매매가격 오르고 수익률 낮아진 탓.. 임대사업 목적 투자수요는 감소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오피스텔 시장이 실거주 매입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치솟는 매매값에 임대 수익률마저 떨어지는 상황이 지속되자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나선 결과다. 매입 부담이 큰 아파트보다 저렴한 오피스텔로 실거주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12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8년 12월 891만원이던 서울 오피스텔의 3.3㎡당 평균 매매값은 2012년 2월말 기준 997만원까지 치솟았다. 최근들어 상승폭은 줄었지만 3년만에 103만원이 오르며 투자자들의 부담을 크게 높였다. 반면 같은기간 월세 임대수익률은 6.17%에서 5.55%로 낮아졌다.

/ 부동산114

이렇다보니 오피스텔 매매시장에 실거주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혼부부, 고소득 직장인 등 1~2인 가구가 주 대상이다. 일반 주택과 아파트의 임대료가 오르면서 매매 전환을 고민하는 실수요가 늘었고 상대적으로 초기 매입자금 부담이 큰 아파트보다 저렴한 오피스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상품 특성상 오피스텔의 경우 전세물건을 찾기 힘들다는 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기에 오피스텔의 매매대비 전세비율이 2008년 55.3%에서 2월 현재 62%까지 오르는 등 전세와 매매의 차이가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오피스텔의 ‘사자 분위기’는 영등포, 구로, 강서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이들 지역은 전용면적 40㎡이상 물량의 재고가 많은 편이고 평균 매입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공통점이 있다.영등포구에 위치한 40~99㎡대 오피스텔의 경우 7000여가구의 재고량이 쌓인 반면 3.3㎡당 매매값은 1348만원으로 강남(1910만원), 서초(1852만원), 양천(1641만원). 마포(1575만원)보다 저렴하다. 3000여가구의 재고물량이 대기 중인 구로 역시 3.3㎡당 1283만원에 불과하다.경기도 고양, 부천, 수원 일대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8000여가구의 재고량이 쌓인 고양시의 3.3㎡당 매매값은 914만원으로 1만여가구의 재고물량이 있는 성남(1443만원)과 큰 차이를 보인다. 영등포구 일대 모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오피스텔 투자수요가 줄고 신혼부부나 직장인 등 거주를 목적으로 매입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며 “특히 영등포, 강서, 구로 일대의 오피스텔은 풀옵션 형태로 따로 살림살이를 장만할 필요 없어 더욱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매입가격이 높은 서울 용산구도 실거주 수요가 적지 않다. 용산구 문배동에 위치한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용산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3.3㎡당 평균가격이 2000만원을 넘어 비싼 임대료를 부담할 수 있는 임차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대부분의 오피스텔이 중대형 면적으로 구성돼 임대용으로 쓰기 어려워 직접 거주하는 매입자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특히 실거주 목적의 매입자 중 상당수는 용산의 국제업무지구 개발, 미군기지 공원개발 등 호재를 통해 가격 상승과 매매차익을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현재 이뤄지고 있는 세재 혜택의 초점이 기존 물량보다 신규 물량에 맞춰진 것도 영향을 줬다. 1~2인 가구 증가세에 맞춰 전용면적 40㎡미만의 소형 오피스텔이 주로 공급됐고 최초 신규분양 단지를 분양 받을 경우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기존 오피스텔 매매시와 달리 취득세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특히 40㎡이하 규모일 경우 100% 감면된다. 조성근 부동산114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기존 오피스텔 매입보다는 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이 있는 신규 물량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고 기존 오피스텔 가격이 상당히 오르면서 임대수익률이 낮아져 기존 오피스텔 인기는 떨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면서 오피스텔을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하는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한편 직장인이나 학생 수요가 풍부한 서울 강남, 마포, 종로 등은 아직 투자 수요가 아직 많은 편이다. 공실 위험이 적어 아직까지 안정적인 수입을 낼 수 있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신규 오피스텔이 공급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많아 가격 상승을 염두에 둔 투자수요가 실거주 수요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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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환 기자 khb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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