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뱅커 김승유, 그가 남긴 말은···

[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반세기에 가까운 금융인 생활을 마감하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사람' 즉 인재경영에 대한 본인의 철학을 밝혔다. '한국금융의 선도자', '승부사', '인수합병(M&A) 귀재'라는 수식어 뒤에는 그를 보좌해 온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그는 지난 2일 47년 금융인생을 마감하는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금융산업이 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역시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 회장은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에 대해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좋은 CEO, 능력 있는 CEO는 결국 사람이 도와줘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고객이 뭘 원하는지, 함께 일을 하는 직원들이 뭘 생각하는지, 직원들이 기대하는 비전이 무엇인지 등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고 하는 노력이 결국 리더십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했다.또 미래를 읽는 눈도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리스크메니지먼트가 가장 중요한 금융산업에서 특히 더 그렇다는 것. 그는 "리스크라는 말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말하는 것"이라며 결국 리스크 매니지먼트 한다는 것은 미래를 읽는 눈을 키워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 했다."누가 미래를 다 알겠냐"고 반문한 그는 "확률적으로 남보다 1%라도 더 미래를 읽는 눈이 있다면 그게 바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결국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 즉 사람이 경쟁력이며 미래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학교법인 하나고등학교 이사장만큼은 좀더 하고 싶다는 말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김 회장은 오는 8월 하나고 이사장 임기가 끝나지만 아이들이 대학교에 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김 회장은 사교육의 병패를 줄이고 전인교육을 지향한다는 차원에서 하나고를 설립했고, 내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이날 오전 하나고 입학식에 다녀왔다는 김 회장은 "하나고가 이제 1ㆍ2ㆍ3학년이 다 채워진 완성학급됐다"며 회장 임기중 처음 시작한 학교인 만큼 첫 졸업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이들이라고 김 회장은 덧붙였다. 인천 청라지구 하나드림타운 건설에도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꼭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하나드림타운에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과 테니스 코드 등을 갖춘 스포츠컴플렉스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능력있는 인재, 뛰어난 인재에 앞서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사람을 제일 중요시하는 그에게도 사람으로 인한 큰 비애가 있었다고 했다.그것도 둘도 없는 친구에게 하지 못한 짓을 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같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대학을 다닌 친구 회사에서 여신을 회수, 부도가 났다는 것이다.그는 여신 회수 후 한달여간 잠을 못 잤다고 했다.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할 수 있는 능력, 즉 미래를 읽을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때문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김 회장은 한국의 금융산업을 보다 더 발전시키기 위해 '사람을 더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금융산업은 크게 은행과 비은행으로 나눠져 있는데 앞으로는 양쪽 분야의 지식을 모두 가진 인재가 길러야 한다고 했다. 포사이트(foresight) 즉 선견지명이 생길 수 있도록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이들의 네트워킹(networking)을 연결하는 역할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조영신 기자 asc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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