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기업도시 무산?.. 참여정부표 기업도시 표류

6개 시범사업 중 원주·충주만 사업진척.. 절반에도 못미치는 성공률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참여정부 때 외자유치 활성화와 국토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시작된 기업도시 건설사업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무주에 이어 중국측 투자 철회로 무안기업도시마저 무산위기에 빠졌다. 2005년 기본계획이 확정되며 본격화된 기업도시는 원주와 충주 등 2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지부진한 상태다. 투자기업에 세금 등 각종 혜택을 주면서 역점적으로 추진돼온 기업도시는 천문학적인 재정투입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책에도 불구, 절반에도 못미치는 성과만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졌다. 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기업도시 시범사업으로 선정됐던 6곳 가운데 이미 무산된 전북 무주를 제외하고 충북 충주, 강원 원주, 전남 영암·해남, 충남 태안, 전남 무안 등 5곳 중 2곳에서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전남 무안 기업도시는 정부가 법개정을 하면서까지 지원에 나섰으나 추진 동력을 찾지 못하고 결국 무산 위기에 놓이게 됐다. 국토부는 지난 1월 토지수용재결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해주고 당초 계획됐던 면적보다 줄이면서까지 무안 기업도시 살리기에 나서기도 했다.이에 대해 국토부는 무안 기업도시의 경우 사업추진 기반이 강화된 상태에서 이같은 상황이 벌어져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국측이 철수 의사를 밝힘에 따라 국토부와 무안군 등은 국내·외 대체자금 출자기업 물색 등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해 오는 3월말까지 출자사 지분정리를 마치기로 했다.하지만 당분간 경기침체로 인해 투자자 물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충주, 원주, 태안, 영암·해남 등 4곳 정도만이 계속 추진될 여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저도 충주 기업도시를 제외하고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지역주민들까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사업의 진행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충주 기업도시로 오는 6월 준공예정이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아 현재 9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8년 지정돼 약 700만㎡ 부지에 약 55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지식산업용지, 주거용지, 산업·업무용지, 지원시설용지, 공공용지 등으로 구성됐다. 충주시 관계자는 "오는 2020년까지 도시조성기간이 계획돼 있다"며 "2만여 명의 정주인구와 3조1366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1조361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3만여 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 기업도시보다 1년 앞서 지정된 충남 태안 기업도시는 현재 부지조성 공사만이 간신히 진행되고 있다. 전체 공정률이 12.5%에 머물러 있다. 민간기업 주도하에 자족도시로 개발해왔으나 사업시행자의 재원 조달 어려움 등으로 지연돼 왔다. 이에 국토부는 부지조성 기간을 오는 2014년말까지 연장해주는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을 승인, 그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태안은 현대건설 매각으로 인해 추진 속도가 느려졌을 뿐"이라며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인수가 확정된 이후 그룹측에서 오토리조트 건립 등 전체적으로 사업을 가시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부지조성률 20.2%인 원주기업도시는 롯데건설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8년 착공해 총사업비 9480억원을 투입해 2020년 말까지 529만㎡에 지식산업용지와 주거용지, 공공시설용지 등을 갖추고 2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그러나 사업 초기 SPC에 참여했던 경남기업과 벽산건설이 잇따라 워크아웃에 돌입하며 당초 2012년 목표였던 1차 사업 준공 시기가 2013년으로 연기됐다. 기업도시 조성사업이 늦어지며 당초 이전을 약속했던 기업들의 토지 계약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원주기업도시 사업이 시작된 이후 모두 13개의 의료기기 및 제약업체들이 투자의향서를 제출하고 이전협약을 체결했다. 이 중 제일약품과 진양제약 등 2개사만 계약을 체결했을 뿐 11개사는 분양계약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무안 기업도시를 제외하고 나머지 4곳은 현재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병윤 국토정책국장은 "국토부는 기업도시 개발 활성화와 기업의 투자촉진을 위해 관련 제도를 개선했다"며 "현재 기업도시 개발사업에 주 진입도로 개설비용의 50%를 국비로 지원해 사업을 촉진하고 있으며 올해는 총 100억원(원주 65억원, 충주 35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거나 포기하며 기업도시가 수년째 답보 상태에 놓인 상태라고 분석한다. 특히 기업도시 대상지는 기반시설 투자비가 많이 소요되는 반면 투자비 대비 수익성은 낮아 사업시행자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허명 부천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업도시 뿐만 아니라 혁신도시, 경제자유구역,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대규모 개발이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라며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입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초 계획된 기간 안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각 지역 특색에 맞는 맞춤형 개발계획을 보완해야 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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