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본 그녀 캠핑 가자고 조르더니…

-특급호텔 야외 캠핑존 인기...주말예약 꽉 차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럭셔리 호텔에서 텐트치고 야외에서 논다?'호텔과 캠핑.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둘의 조합이 '호텔은 객실 내에서만 즐긴다'는 편견을 깨고 큰 호응을 얻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특급 호텔 중 처음으로 호텔 내에 야외 캠핑&바비큐 존을 선보인 제주신라호텔은 지난해 12월 야외 캠핑 이용객이 전년대비 29.1%, 올 1월에는 48.7% 증가했다. 겨울 한파에도 불구하고 이용객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서울 광장동에 위치한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이 지난 해 10월 문을 연 캠핑존 '캠핑 인 더 시티'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평일에는 저녁에만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 12동 중 평균 6~10동이 예약되고 있으며 주말에는 예약이 90~100% 만료될 정도다. 지난 12월에는 한 달 전부터 예약이 완료돼 2000명 이상이 캠핑존을 이용했다. 연휴가 낀 이달에도 1000명 정도가 찾은 것으로 호텔 측은 추정하고 있다.

▲제주신라호텔의 야외 캠핑존. 텐트 한 동 설치하는데 든 비용은 500~800만원 선으로 호텔 객실 뺨치는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1인당 7만5000원~10만원 가량의 바비큐 비용만 내면 내 것처럼 즐길 수 있다.

이같은 호텔 캠핑의 성공 비결은 최근 버라이어티 TV프로그램인 '1박2일', '남자의 자격'등을 보며 도심을 떠나 캠핑을 즐기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많아진 데에 있다. 호텔 측은 이러한 트렌드를 간파, 손쉽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제주신라호텔 관계자는 "많은 이들이 친자연적인 야외 캠핑을 즐기고 싶어하지만 막상 직접 텐트치고 야외 취침하는 수고는 꺼린다"며 "이에 야외에서 셀프 바비큐를 만들며 캠핑의 분위기를 만끽하되 잠은 편안하게 객실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워커힐 호텔 관계자 역시 "캠핑 존이 위치한 곳은 여름에 야외수영장으로 운영되는 곳인데 겨울에는 활용도가 떨어졌다"며 "요즘 유행하는 걷기, 캠핑,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하는 동시에 호텔의 빈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호텔의 '도심 속 캠핑'이야말로 역발상의 성공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했다.워커힐 호텔의 경우, 캠핑의 주요 고객이 넥타이ㆍ하이힐 부대라는 점도 색다르다. 장비 설치ㆍ장보기ㆍ설거지 등 뒷정리가 필요 없다는 점에서 새로운 회식 장소를 찾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것. 이처럼 야외 테이블ㆍ그릴ㆍ파라솔 등 캠핑 도구에서부터 바비큐 재료까지 호텔에서 전부 제공한다는 점이 호텔 캠핑의 가장 큰 장점이다. 모든 용품은 '스노우 피크' '오가와' 등 해외 유명 아웃도어 캠핑 브랜드다. 말이 텐트지 한 동 설치비용은 500~800만원 선으로 호텔 객실 뺨치는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제 돈 주고 이러한 럭셔리 캠핑을 즐기기는 쉽지 않지만 호텔 캠핑은 전복ㆍ꽃등심ㆍ LA갈비 등이 제공되는 캠핑 음식값으로 1인당 7만5000원부터 10만원 가량만 내면 내 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 제주신라호텔은 오는 3월부터 기존의 호텔 캠핑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글램핑'(글래머러스+캠핑의 합성어)을 선보일 예정이다. 호텔 관계자는 "자연에서 느끼는 여유로움과 편안함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제공하는 호텔 캠핑존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시작 단계인 만큼 앞으로는 '집 밖의 내 집' 같은 느낌을 살릴 수 있도록 점차 발전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쉐라톤 워커힐 호텔의 캠핑존.

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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