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성과급 2조원 풀어도 시끄럽네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일을 맞은 삼성전자 및 계열사 임직원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2년 연속 영업이익 16조원을 돌파하며 기대감이 높았지만 사업부 혹은 계열사 별로 천차만별인 PS에 실망한 사람도 많은 탓이다. 일부 사업부와 계열사에서는 형평성 논란도 분분한 상태다. PS는 각 계열사가 연초의 이익목표를 달성하면 초과 이익의 20% 안에서 연봉의 최대 50%를 일시에 지급받는 성과급 제도다. 31일이 지급일로 이 기준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는 올해 실적의 일등 공신인 무선사업부만이 상한선인 50%를 지급 받는다. 내심 상한선을 기대했던 반도체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그에 다소 못 미쳤다. 반도체는 42.5%를 VD는 44.5%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의 부진을 모바일 중심의 비메모리 부문이 상쇄시켜준 덕에 높은 PS를 받게 됐지만 내년부터는 두 부분을 분리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이 외에 사업부 구분 없이 전사 업무를 담당하는 전사 업무 관련 직원들은 삼성전자 통합 성과가 좋았던 덕에 46%를 받는다.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소프트웨어 조직인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역시 50%에 육박하는 PS를 수령한다. 지난해와는 달리 삼성전자 내에 0%인 곳은 없지만 최저 수준의 PS를 지급 받는 곳도 많다. 부진한 시황으로 적자에 그친 LCD사업부는 최저선인 12%다. 생활가전사업부와 IT솔루션 사업부도 마찬가지다. IT솔루션의 경우 프린터 사업에서는 약간의 흑자가 났지만 노트북 사업의 적자로 12%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긴밀한 연관 관계가 있는 전자 계열사들도 차이가 심하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적자지만 LCD 기판유리를 공급하는 삼성코닝은 올해도 40%대의 PS를 지급 받는다. 3년간 LCD사업부 수준의 PS를 약속 받았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는 LCD사업부의 12%에 기본급 200%를 특별보충 받게 됐다. 지급비율로는 26%다. 삼성SDI는 사업부 별로 12~20.4%, 혹은 삼성전자 평균 수준으로 결정 됐다. 삼성전기는 8~5.6%고 삼성전자와 합병 수순을 밟고 있는 삼성LED는 전자 계열사 중 유일하게 PS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이 삼성 직원들에게 가장 기쁜 날임에는 틀림없지만 사업부별 격차가 알려지면서 서운한 마음을 갖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 올해 실적은 특히 시황이나 사업부에 따라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여기에 SMD와 LCD사업부 간의 형평성 문제와 합병 혹은 독립 조직에 대한 처우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LCD사업부의 "한 직원은 SMD가 초기 적자를 냈을 때는 LCD사업부의 PS에 맞춰서 줬는데 상황이 역전되니 SMD만 특보를 지급해 좀 씁쓸하다"며 "성과가 특별하지 않은 일부 독립부서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고 전했다. SMD의 직원은 "기준에 따라서 50% 지급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과거 LCD사업부의 실적의 수혜를 누렸기 때문에 이해는 되지만 한편으로는 납득이 안 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삼성의 전자 계열사 직원은 "적자를 내고 있는 어떤 사업부는 합병이전 때문에 실적이 있는 사업부보다 지급률이 높다고 알고 있다"며 "LED는 지급조차 안 된다는데 기준이 너무 모호하다"고 토로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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