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기자회견을 통해 자세히 말씀드리겠다.”감동과 환희를 안겨 준 또 한명의 축구스타가 이별을 고한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36)이 고심 끝에 결국 은퇴로 가닥을 잡았다. 안정환의 에이전시인 모로스포츠는 안정환이 오는 31일 오전 10시30분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 의사를 전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안정환은 이날 스포츠투데이와 전화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말하기 곤란하다”면서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말씀 드리겠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지난 해 중국 슈퍼리그 다롄 스더와 계약이 만료된 안정환은 그동안 국내에 머물며 선수 생활 지속과 은퇴를 사이에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자녀 교육 문제 등을 감안, 미국프로축구(MLS) 진출을 노렸지만 적지 않은 나이와 연봉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많은 축구팬들은 안정환이 K리그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전남과 성남 등 일부 구단들이 안정환 영입에 관심을 나타냈지만 여의치 않았다.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건 성남. 신태용 감독은 공개 석상에서 “올드 팬들을 위해 2002 한·일 월드컵 멤버 가운데 한 명을 영입하고 싶다”며 안정환에게 공개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최근 박규남 단장과 신태용 감독이 적극 나서 안정환 영입에 매달렸다. 성남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어느 정도 얘기가 진척된 것은 맞다”면서도 “결국 최종 선택은 안정환의 몫이었다”라고 말했다.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과 2002년 세대 마지막 현역 멤버로서의 책임감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체력적인 문제와 주위의 지나친 기대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아름다운 마무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안정환과 오랜 기간 친분을 유지해 온 한 지인은 “본인이 은퇴에 대한 생각이 워낙 강했다”며 “부인이 운영하는 화장품 사업을 도우며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1998년 부산 대우에서 프로에 데뷔한 안정환은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와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 요코하마 마리노스, FC메츠(프랑스), 뒤스부르크(독일) 등에서 해외 무대를 두루 경험했다. 2007년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고 K리그로 복귀한 그는 2008년 부산, 2009년 중국 다롄으로 둥지를 옮기며 활약을 계속했다. 2002 한·일 월드컵을 비롯해 2006년과 2010년 세 차례 월드컵 무대도 경험했다. 2002년 당시 미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 동점골과 이탈리아와의 16강 연장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특히 오노 세리머니와 반지 키스 세리머니는 지금까지도 팬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있다. 누구보다 화려했던 14년간의 선수생활을 지나온 안정환. 이제 그가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나며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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