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中 재정부장으로 유력시되는 CIC 회장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총 4100억달러(약 475조1100억원)에 상당하는 자금을 운용하는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의 러우지웨이(樓繼偉·61·사진) 회장이 차기 국무원 재정부장 후보로 거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로이터통신은 러우가 셰쉬런(謝旭人) 현 재정부장의 후임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전했다. 러우는 재정부 부부장을 역임했으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은 없다. 그가 차기 재정부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것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체제가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시점이어서 주목된다.중국에서는 재정부장보다 현재 왕치산(王岐山) 부총리가 맡고 있는 중국공산당 정치국 재정 담당 상무위원이 실세다. 그러나 최근 지방정부 부채가 10조7000억위안(약 1960조원)에 이르러 문제들이 심각해지면서 재정부장의 영향력은 날로 확대되는 추세다.러우는 지난해 개혁성향의 매체 '비교'(比較)에 금융·경제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는 글을 싣기도 했다. 글에서 러우는 개인 소득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관계 등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베이징(北京) 소재 중앙재경(中央財經) 대학의 리제(李杰) 외환연구소장은 "러우가 재정부장이 되면 중국은 3조2000억달러의 외환관리를 다변화하려 애쓸 것"이라며 "그는 CIC에서 겪은 경험상 잔뜩 쌓인 외화 자산을 관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러우가 언제 재정부장이 될지 확실치 않다. 현 셰 부장이 각료 정년인 65세에 이르는 오는 10월 혹은 국무원이 일제히 물갈이되는 내년 3월로 점쳐지고 있을 뿐이다.그는 애초 국유 은행과 증권사·보험사·신탁회사·펀드 등 비(非)은행 금융기관들을 관리할 신생 조직인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 위원장(장관급)으로 내정돼 있었다. 그러나 위원회 창설은 지난해 12월 없었던 일로 돼버렸다.러우는 CIC 회장에 임명되기 전 재정부 부부장과 구이저우성(貴州省) 부성장을 역임했다. 그가 인민은행에서 일한 적은 없으나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와 함께 경제개혁에 관한 저서 및 논문을 몇 건 펴냈다.베이징 태생인 러우는 한창 배워야 할 나이인 10대에 문화대혁명(1966~1976)이 일어나자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17세 나던 해 인민해방군에 입대해 5년 간 복무하면서 수학을 독학한 그는 1973년 베이징의 한 대형 제철소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공산당에 가입한 것도 이 즈음이다.1978년 어렵사리 명문 칭화(淸華) 대학에 입학한 러우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이어 중국 최고의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에서 1982년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석사학위 취득 후 국무원 금융은행조 부조장, 중국사회과학원 금융무역연구소 소장을 거친 뒤 1995년 구이저우성 부성장에 이어 재정부 부부장으로 취임했다.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은 2008년,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2010년 러우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했다.이진수 기자 comm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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