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우리은행장이 광주광역시 소재 우리미소금융재단 광주지점에서 미소금융 신청자와 직접 상담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제가 축구선수 되면 은행장님 맛있는 것 많이 사드릴게요."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최근 한 초등학생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글자는 삐뚤삐뚤, 군데군데 맞춤법도 어긋났지만 직접 손으로 쓴 편지에선 은행의 도움으로 국가대표 축구선수의 꿈을 계속 키워갈 수 있게 된 이 학생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광주의 한 초등학교 축구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모(11) 군이 이 행장에게 편지를 보낸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 4월 임 군의 부모는 창업을 결심했다. 수산물 가게의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받는 급여로는 아이들에게 돼지고기 한 근 사주기 어려울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에 조금 무리하더라도 '내 가게'를 차려야 한다는 생각에 창업자금을 빌리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녹록치 않았다. 그동안 먹고 살기에 바빠 신용관리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탓에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거절당하기 일쑤였던 것. 이렇듯 상황이 어려워지자 축구부 활동비조차 버거워진 임 군의 부모는 아들의 퇴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찾아간 집 근처 우리은행 미소금융재단에서 임 군 부모는 때마침 현장 방문을 나온 이 행장을 직접 만나 희망을 발견했다. 사정을 들은 이 행장은 저소득·저신용층에게 담보 없이 창업자금을 빌려주는 미소금융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후 상담을 받은 임 군 부모는 우리은행 미소금융으로부터 2800만원의 대출금을 받을 수 있었고 5월에는 임 군의 이름을 딴 수산물 가게를 차리게 됐다. 다행히 가게는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고 6월부터는 대출금 원금도 분할 상환이 가능해졌다. 이렇듯 가계 부담이 줄면서 한시름 덜게 된 임 군은 공차는 데만 전념할 수 있었고 8월에는 화랑대기 전국 초등학교유소년축구대회에도 출전했다.축구선수의 꿈을 계속 키울 수 있게 된 임 군은 직접 손으로 쓴 편지를 이 행장에게 보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임 군은 편지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워 운동을 그만둘 뻔했는데 가게를 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집처럼 어려운 사람들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 또 "열심히 운동해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을 때 은행장님 맛있는 것 많이 사드릴게요. 그때까지만 기달려(기다려) 주세요"라고 약속했다.이에 대해 우리은행 미소금융재단 관계자는 "임 군 부모는 창업 열정과 의지가 남달랐고 부부가 함께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점도 눈에 띄었다"면서 "미소금융이 서민을 위한 제도인 만큼 계속 서민과 상생하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조강욱 기자 jomarok@ⓒ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