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80년대 산업 이끈 광부 출신 진폐환자·홀로노인 들에게 공공임대아파트 짓는다
7, 80년대 국내 석탄 생산의 10%를 맡았던 충남 보령 성주탄광단지 모습. 지금은 모두 폐광되고 진폐환자와 홀로노인만 이곳을 지키고 있다.(사진=보령시청)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성주탄광처럼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LH를 필요로 하는 곳은 먼저 찾아가 좋은 집을 짓겠다."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26일 충남 보령시 성주면 탄광촌 마을을 찾은 후 감회에 젖었다. 이 사장은 이곳이 70~80년대 충남과 보령 경제의 전성기를 일궈냈던 일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75개 광산서 일하는 광부가족과 상인 등 8000여명이 살던 이 마을은 광산이 폐광된 뒤 지금은 2800여명만 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진폐환자이거나 경제활동이 어려운 홀로노인들이다. 성주8리 탄광사택에 사는 이래용(78)씨는 "고향 떠나 온 지 40년이 다 됐는데 돌아가고 싶어도 먹고 살게 있어야지. 몸도 불편하니까 돌아다니지도 못해"라며 한 숨을 쉬었다. 이 씨는 부인을 잃은 뒤부터 병원을 다니는 것 외에 도와주는 이가 없어 밖을 나다닐 수도 없다.이씨가 사는 집도 지은 지 몇 십년이 지나면서 낡고 쓰러질 지경이다. 얼기설기 엮은 슬레이트 지붕과 담장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험하다. 손만 대도 들썩이는 천장은 이미 무너져 내리고 있고 뚫린 지붕으로 찬 바람이 방 안까지 들어온다.도유림을 불법 개간해 지은 사택이어서 다시 짓거나 개보수가 쉽잖다. 이씨와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은 이 마을에서만 200여명 가까이 된다. 우리나라 산업 역군들로 불려왔지만 지금은 도와주는 이 없이 홀로 외로움과 경제적 어려움을 버텨내야 한다. LH는 외롭게 방치된 이곳의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나설 것을 몇년 전부터 보령시에 요청했다. 아울러 지난 1월 보령시에 임대아파트를 건립하는 방안을 건의,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국토해양부가 '성주 공공임대주택' 76가구 건설사업을 승인했다.
성주 폐광촌에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공임대아파트(조감도 사진)를 짓는다.
남겨진 주민들에게 희망의 빛이 찾아온 순간이다. 이곳에는 2013년 4월에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사장은 이 임대주택 건립사업의 기공식 현장에서 "싸면서도 최고의 아파트를 만들어 국민들의 마음에 꼭 드는 '살고 싶은 집'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이 아파트는 내년 8월에 입주자를 모집하고 9월부터 계약을 맺으며 입주대상자를 뽑는다. 이씨와 같은 처지의 사람이 많아 76가구로는 이들을 모두 품에 안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씨는 "생활이 어려운 우리들에게 이런 곳에서 살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봤잖아요"라며 환하게 웃었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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