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불편할까봐 '1000억짜리' 집 사준 남자'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러시아의 한 억만장자가 미국 뉴욕에서 8800만 달러(약 1034억 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뉴욕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맨해튼의 센트럴파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면적 626㎡, 방 10개인 아파트에는 193㎡의 테라스, 웬만한 방만한 옷장 7개, 바가 딸린 서재까지 갖춰져 있다.아파트를 매입한 이는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43·사진)로 현재 부인 엘레나와 이혼 협의 중이다. 합의가 이뤄질 경우 그는 부인에게 35억 달러를 위자료로 떼줘야 한다. 부인이 이혼 소송을 제기했던 것은 남편의 불륜 때문이다. 소송은 철회했지만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언제든 다시 제기할 수 있다는 게 부인의 설명이다.23년 전 결혼한 이들에게는 두 딸이 있다. 리볼로프레프가 맨해튼 아파트를 산 것은 미국의 모 대학에 다니는 둘째 딸(22) 때문이다. 딸이 뉴욕에 머물 때 묵을 수 있도록 아예 사들인 것이다.리볼로프레프는 2008년 미국 부동산 업계의 거물 도널드 트럼프로부터 플로리다주 소재 3066㎡짜리 대저택 '메종 라미티에'를 9500만 달러에 사들였다. 리볼로프레프는 뉴욕 말고도 영국 런던, 싱가포르 등 세계 곳곳에 호화 저택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폴 고갱과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들, 1억1200만 달러짜리 요트도 갖고 있다.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지난 3월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리볼로프레프는 순재산 95억 달러로 93위를 차지했다. 자수성가형 억만장자인 그는 이번 아파트 매입으로 복합기업 코치 인더스트리스의 공동 소유주인 데이비드 코치,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투자의 귀재' 존 폴슨, 기업 인수의 귀재 로널드 페렐먼에 이어 뉴욕에서 5번째로 돈 많은 억만장자가 되는 셈이다.리볼로프레프 이전 맨해튼에서 가장 비싼 저택을 매입한 인물이 사모펀드 투자자 크리스토퍼 플라워스다. 그는 2006년 하크니스 맨션을 5300만 달러에 사들였다.리볼로프레프에게 맨해튼 아파트를 판 사람은 시티그룹의 샌디 웨일 전 최고경영자(CEO)다. 웨일이 아파트를 처음 살 당시 가격은 4240만 달러였다. 그는 아파트 매매 차익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러시아 서부 페름 태생인 리볼로프레프는 페름 의과대학 졸업 후인 1990년 의료기기 업체 '마그네틱'을 설립해 1993년까지 경영했다. 그러나 그가 큰 돈을 만지게 된 것은 1992년 투자펀드를 출범시킨 뒤다.리볼로프레프는 당시 다른 신흥부자들처럼 광공업 분야 기업들 주식을 닥치는대로 사들였다. 이런 식으로 사들인 주식은 민영화 과정에서 떼돈으로 변모했다. 1995년 러시아 최대 염화칼륨 비료 생산업체 우랄칼리의 회장으로 등극한 리볼로프레프는 2007년 우랄칼리를 런던 증시에 상장시켜 10억 달러나 조달했다.그러나 지난해 부인이 이혼 소송을 제기하자 자기가 보유한 우랄칼리 지분을 처분해 현금 65억 달러로 만들었다. 현재 모나코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는 적자로 허덕이는 프랑스 프로 축구팀 AS 모나코에 눈독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진수 기자 comm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