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19일 오후 12시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공식 발표하자 뉴스와 함께 온갖 설(說)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이번에도 대표적인 루머는 "삼성은 이미 알고 있었다"였다. 몇 가지 이슈들이 이를 뒷받침하며 루머는 확대 재생산됐다. 김정일 사망 하루 전인 18일 저녁 삼성의 한 고위임원이 몇몇 언론사에 "김정일 사망설이 있는데 거기 분위기는 어떠냐"라고 물어왔다는 이야기는 한 언론이 보도까지 하면서 루머에서 팩트(사실)로 전이됐다. 이 기사는 사실무근으로 판명나 삭제됐다.또 장 초반 특별한 이유없이 1800선이 붕괴된 것은 삼성증권의 보고서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여기에 삼성증권의 한 관계자가 모 기자에게 전화해 "오늘 바쁘겠다"고 말했다는 시점도 없는 한마디도 가세했다. 정작 보고서 작성자인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시에 소식을 접한 뒤 관련 내용 및 전망을 정리했고 오후 3시경 배포했다"고 해명했다.삼성 관계자는 "대북사업분야도 없는데 북한 정보에 왜 큰 관심을 두며 청와대도 몰랐던 일을 어떻게 삼성이 먼저 알 수 있냐"고 황당해 했다.그럼에도 중대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삼성은…"으로 시작하는 루머가 창궐하는 것은 삼성을 대한민국 사회의 '빅 브라더'로 확신하는 편견 때문이다. 세계 초일류기업이라는 지위에, 정치·경제·사회적 네트워크 관리를 충실히 해 온 기업문화까지 가세해 '정보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관리 권력(빅 브라더)'으로 삼성의 이미지가 굳어진 셈이다.여기에는 삼성의 자본 권력이 정부 위에 있다는 막연한 단정과 두려움이 내포돼 있다. 심지어 "삼성 오너 일가가 한국에 있는 한 우리나라에는 아무 일도 안 생긴다"는 말까지 트위터에 떠돌 정도다. 오해는 사실 앞에 무너지기 마련이지만 오해가 반복된다면 이유를 고민해 보고 변신을 꾀할 필요도 있다. "거짓말도 자주하면 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더욱이 많은 사람들은 작은 거짓말보다 큰 거짓말에 더 잘 속는다. 대한민국 사회에 특정 기업에 대해 '큰 거짓말(루머)'이 '사사건건 자주' 유포되는 것은 사회를 병들게 할 뿐 불안이나 불만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없다.박지성 기자 jise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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