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최태원 회장의 검찰 소환으로 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이 반세기 역사상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올해 4월 최 회장이 5000억원대 선물투자를 했다가 3000억원을 날렸다는 사실이 알려진지 7개월여, 지난달 8일 검찰이 SK그룹 본사와 계열사를 압수수색하며 공개 수사로 전환한지 약 한 달만의 일이다.19일 최 회장의 검찰 출두 모습을 지켜보는 임직원들의 표정에는 안타까움과 착잡함이 묻어났다.SK그룹 관계자는 "이미 지난 주 최태원 회장의 소환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 회사 분위기가 초상집과 다름 없었다"며 "최재원 부회장의 검찰 출두를 통해 혐의가 풀릴 것으로 기대했는데 최 회장마저 소환돼 안타깝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그룹 전반이 사실상 공황 상태라 걱정스럽다"며 "하지만 최 회장은 최 부회장의 횡령 의혹과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덧붙였다.SK그룹과 전계열사들은 당장 연말 임원인사는 물론 새해 주요 경영계획도 확정짓지 못한 채 상당 기간 경영 공백을 빚을 위기에 놓였다.15조원 규모로 준비했던 내년 투자는 물론 그룹 차원에서 추진중인 글로벌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0년만에 새 주인을 찾은 하이닉스는 신규 투자는 물론 경영정상화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반도체 시장의 불황으로 인해 올해 3분기와 4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어 대규모 선행 투자가 보장되지 않을 경우 앞날이 불투명해진다.SK그룹이 야심차게 준비중인 글로벌 사업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SK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지난 11월 사상 최대 규모인 15조원을 투자키로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2012년 경영계획'을 마련키로 했으나 현재로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란 무리다.이미 SK와 협력하기로 한 글로벌 기업들과 투자자들로부터 현 상황을 염려하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설비나 자원 개발 등 대규모 투자는 강력한 오너십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최 회장의 부재로 인한 공백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조인경 기자 ik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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