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자금 지원 불참…다른 채권 은행들도 이탈 불가피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성동조선해양의 생사는 국민은행에 달렸다?'성동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국민은행의 반대매수청구권 행사를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입장이 워낙 완고해서 국내 4위, 세계 8위인 성동조선의 경영정상화가 불투명한 상태다.성동조선의 4대 채권자인 국민은행은 성동조선의 회생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추가 지원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더 이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못하겠다는 것이다.이론상으로는 국민은행을 빼고 경영정상화를 진행하면 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국민은행이 빠지면 다른 채권 금융기관들도 같이 손을 떼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3대 채권자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성동조선에 대한 신규 자금 지원에 참여할 생각"이라면서도 "채권 은행들이 다 들어와야 하는 것이지 국민은행이 빠지면 우리도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결정에 성동조선의 회생 여부가 달린 셈이다.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딜로이트안진의 실사 결과를 근거로 국민은행을 설득하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이 내놓은 실사보고서에 따르면 성동조선에 추가로 자금을 수혈해 정상화하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약 1조9000억원으로 청산가치 1조3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삼정KPMG의 실사 결과 청산가치가 1조4700억원으로 존속가치인 2200억원보다 7배 가량 높게 나온 점을 들며 추가 지원에 동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국민은행이 갖고 있는 성동조선 채권은 대출이 아니라 환헤지 파생상품(키코)을 팔았다가 떠안게 된 채권이라는 점도 국민은행이 추가 자금 지원을 거부하는 이유 중 하나다. 성동조선이 정상화되더라도 해당 채권의 가치는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수출입은행은 실무진은 물론 김용환 행장까지 나서 국민은행 측을 설득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실무자 선에서 계속 얘기는 하고 있는데 국민은행 측에서는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경영진(CEO)들 간에도 서로 얘기가 오가고 있지만 국민은행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박민규 기자 yush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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