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소아종양혈액과 교수팀 연구 결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급성 백혈병, 골수 이형성증후군 등에 이어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도 가족 간 유전자형이 반만 일치하면 골수이식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환자들은 평생 수혈을 받으며 완전 일치하는 조직형 골수이식만을 기다려야 했다.서울아산병원은 서종진·임호준·고경남 소아종양혈액과 교수팀이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에게 반(半)일치 골수이식(조혈모세포)술을 성공시켰다고 12일 밝혔다. 교수팀에 따르면 반일치 골수이식술은 부모 자식 간 또는 형제로부터 조직적합항원(HLA)이 8개 중 3개만 일치해도 가능하다. 그동안 이식과정에서 면역 부작용을 일으켰던 문제의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한 후 이식해 생착 실패나 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 등의 부작용을 줄이고 이식 성공률을 높였기 때문이다. 또 기존 2주 이상 걸리던 백혈구 생착도 10일 가량으로 빨라졌다.교수팀은 2009년 반일치 골수이식을 시행한 4명의 환자가 완치된 후 평균 18개월 이상 생존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이식술을 받은 10명 모두 완치돼 경과를 관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중증 재생불량성 빈혈은 혈액을 만드는 골수 안의 조혈모세포가 부족해 혈액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난치성 혈액질환이다. 그동안 골수를 기증해줄 공여자와 환자의 조직적합항원이 정확히 일치하는 골수이식을 통해서만 완치를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골수이식을 받을 때까지 계속해서 수혈을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가족 내에서 조직적합항원이 일치할 가능성은 10~20%에 불과하며, 타인과의 일치 확률은 2만명당 1명 꼴로 극히 드물다.임호준 교수는 "적합한 공여자가 없어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할 기회조차 없었던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환자들도 완치를 시도할 기회를 갖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연구 결과는 혈액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영국 혈액학회지'(British Journal of Haematology) 최신호에 실렸다.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박혜정 기자 parky@ⓒ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