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상위 1%의 꼼수, 세세히 파헤친다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체험형 글쓰기'의 대가가 돌아왔다. '긍정의 배신'으로 한국에 이름을 알린 미국의 사회운동가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바로 그다. 빈곤 근로층의 현실을 고발한 '빈곤의 경제(원제: Nickle & Dimed)'를 쓰기 전 수개월 동안 호텔 종업원 등으로 취업해 일을 했던 그다.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몇 년 뒤 다시 한 번 취업에 나선다. 위기에 처한 화이트컬러의 얘기를 담은 'Bait and Switch'를 쓰기 위해서였다. 그랬던 그가 이번엔 우리 사회의 1%, 초부유층을 정조준했다. 더 이상 그들의 쩨쩨한 수단에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오! 당신들의 나라'에 담긴 그의 말은 날카롭다. '상위 1%가 문제다'라고 말하거나 '비열한 사회', '중산층 목 조르기'라는 표현을 쓰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는 이 책에서 "많은 사람들이 의혹을 품듯 소수가 막대한 부를 쌓아올리는 현상과 다수가 불안과 절망에 휩싸이는 현상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다"며 "'모두가 함께'라는 사회 분위기가 어느새 '가질 수 있을 때 가져라'로 변질됐다"고 꼬집는다. 2억1000만 달러에 이르는 퇴직금을 받고 물러난 로버트 나델리 홈디포(Home Depot) 최고 경영자(CEO)와 가난한 아이들 마저 내치는 병원, 보험료는 올리면서 보상금은 줄이는 보험 회사까지. 그가 들여다본 1%의 꼼수는 사회 이곳저곳을 세세하게 파고든다. '더 이상 파헤칠 곳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오! 당신들의 나라'가 거세게 몰아치는 건 현상을 낱낱이 캐는 데 까지 만이다. 명료한 해결책을 기대하긴 어려운 문제라는 건 잘 알지만, 맺음말까지를 읽고 나니 조금은 허전한 기분도 든다. 그가 전하는 해답은 이렇다.'바닷물이 우리를 덮치는 것이 신의 계시라면 그 내용은 긴급 요원을 늘리고 전 세계의 동원 능력을 강화하라는 것이 될 것이다. 누구도, 어떤 신도, 우리를 여기서 구해 주러 오지는 않을 테니까.'마지막으로 '오! 당신들의 나라'에 숨은 흥미로운 얘기를 전한다. 이 책의 원제는 같은 제목을 가진 미국의 포크송 'This land is Their land(이 땅은 당신들의 땅)'에서 따온 것이다. 찬송가에 가사를 붙여 만든 이 노래는 미국은 평범한 사람들의 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 쓰이기도 했다.오! 당신들의 나라/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전미영 옮김/ 부키/ 1만3800원성정은 기자 je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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