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저詩] 도종환 '암병동 중에서'

희망이 있는 싸움은 행복하여라 / 믿음이 있는 싸움은 행복하여라 / 온 세상이 암울한 어둠 뿐일 때도 / 우리들은 온몸 던져 싸우거늘 / 희망이 있는 싸움은 진실로 행복하여라 / 참답게 산다는 것은 / 참답게 싸운다는 것 / 싸운다는 것은 지킨다는 것(.......)도종환 '암병동 중에서'
■ 시인 도종환 읽기(2) = 소주병을 싸들고 일터로 나가는 아버지, 목욕탕에서 막일을 하는 어머니, 정신지체 장애아인 여동생, 음성나환자인 삼촌. 그런 가운데서 대학에 입학한 도종환은, 자폐증을 앓았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더 절망적인 때는 결혼 2년 만에 아내를 잃었을 때일 것이다. 암병동의 찬 바닥에 앉아 그러나 그는 희망을 생각하고 있었다. 암환자들은 더없는 절망 속에서도 결코 희망을 놓지 않는다. 희망이 있다면 그 싸움은 외롭지 않으며, 다시 희망이 된다는 생각을 했다. 아내를 잃으며 그는 저 시 '암병동'을 지상에 데리고 왔다. 그는 힘겨운 시간을 만날 때마다 주문처럼 저 말을 왼다고 한다. '희망이 있는 싸움은 행복하여라.' 그래, 싸움은 원래 그래야 하는 것이다. 싸우기 위한 싸움, 상대를 제압하고 그 피를 보기 위한 전의(戰意)가 아니라, 눈을 들어 희망을 보며 가슴 벅찬 전쟁을 벌여야, 그게 참싸움이다.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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