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둘레나 옷 사이즈가 많이 줄었는데 체중 변화가 없어서 우울하다는 사람들을 가끔 만나면 나는 거침없이 “축하드립니다. 다이어트에 진짜 성공하셨습니다.”라고 말한다. 고도비만자의 경우 체중감량이 우선이지만 그들은 약간의 과지방 체질인 것이다. 체중보다 체지방 감소가 중요하며 그런 결과는 다이어트 중 다행스럽게도 근육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아령이나 덤벨과 같은 기구를 이용해 근력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 중에서 “체중에만 연연하여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실망할 일이 아니다. 다이어트와 체중, 지방, 근육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면 쉽게 설명이 된다. 다이어트 초기의 체중감량은 수분과 근육의 손실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 후 식사량이 조금만 늘어도 체중은 원상 복귀되거나 그 이상으로 증가된다. 그러나 근육량을 늘리면 비록 체중감소는 적지만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서 우리의 몸은 점점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효율적인 몸이 된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우리의 몸은 음식의 섭취량에 민감해진다. 섭취량만을 줄이면 지방보다는 수분과 근육 손실이 커진다. 아예 굶게 되면 글리코겐의 형태로 근육에 저장되어 있던 탄수화물을 분해시켜 체내에 포도당을 보충하게 되므로 근육이 빠져나가게 된다. 또한 우리 몸은 항상성의 역할로 적당한 음식이 주기적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그 때부터 열량을 소비시키지 않는 체질로 변하게 된다. 결국 하루에 소비되는 기초열량과 에너지 대사량이 예전보다 낮아진다. 그 상태에서 음식 섭취량이 많아지면 체중이 바로 증가되는 요요의 악순환을 겪게 된다.실제로 지방은 가벼운 물질이다. 설거지를 할 때 기름이 물 위에 뜨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지방이 물보다 훨씬 가볍기 때문이다. 지방의 무게는 물과 근육 무게보다 4배가 가볍기 때문에 순수한 지방 1kg만 없어지면 사이즈의 감소는 매우 크다. 따라서 체지방이 감소되었어도 근육이 많이 늘었다면 체중 변화가 크지 않지만 몸 안의 체지방은 연소되었으므로 체형의 아름다운 변화가 일어난다. 젊고 매력 있는 몸매는 탄력과 적당한 근육을 유지하는 것으로 만들어진다.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일상생활에서 작은 노력으로도 만들 수 있는 근육이 복근이라는 내 말을 듣고 잠들기 전에 다리 들어올리기를 하고 있다는 후배가 있다. 조만간 식스팩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자랑하며 이제 100개까지 할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떤다. 지난 컬럼 중 일상속의 ‘니트다이어트’를 읽고 실천한다는 그는 나에게 다이어트 컬럼니스트로서의 보람을 느끼게 해 주었다. 수많은 다이어터들이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은 식사량을 줄였는데도 체중이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지어 10일간 단식으로 10kg을 감량하려는 사람도 있지만, 한 달 후에 15~20kg의 체중이 불어나 있을지도 모른다. 더욱이 복부의 지방이 극도로 증가하면서 배불뚝이 체형으로 변할 수도 있다. 자동차 운전 중 신호대기에서 멈출 때 연료를 절약하기 위하여 시동이 꺼졌다가 출발하면 부드럽게 재시동이 되는 자동차가 있다. 고속 주행을 할 때는 속도가 올라가면서 더욱 묵직해져 안정적으로 달리게 된다. 다이어트를 하는 것도 장거리 경주나 마라톤과 흡사하다. 다이어트 초기에 굶어서 몸을 혹사시킨다면 정작 속도를 내야 하는 순간에 컨트롤 하는 힘을 잃어 폭식하게 되고 실패로 끝나고 만다. 다이어트의 포인트는 체중을 초기에 한꺼번에 빼는 것이 아니다. 신호대기 중 시동이 일시적으로 꺼지는 차에 익숙해져야 하는 운전자처럼 장기간에 걸쳐 계단식으로 체중감량이 되는 여유, 즉 층계참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다이어트의 최종 목표는 체지방의 연소로 살 안찌는 체질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단기간 체중감량이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미사랑피부비만클리닉 원장 / 식품영양학 박사 전형주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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