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 웅진씽크빅 최봉수 대표이사 '글로벌 스마트 에듀케이션'

'디지털 학습지, 미국에서도 문의전화옵니다'

[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접견실로 들어서는 그의 손에는 태블릿 PC가 들려있었다. 업계 1위의 출판쟁이도 빠르게 변하는 세태를 외면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손을 대는 것마다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낸 그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전자책과 디지털콘텐츠도 성공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런 그가 내뱉은 포부는 이런 말로 요약됐다. "한국 시장을 석권한 만큼 이제 그 경험을 가지고 세계로 나가려고 합니다." 
지난 18일 경기도 파주시 웅진씽크빅 본사에서 만난 최봉수 대표이사(51ㆍ사진)의 이야기다. 그는 교육사업들이 전반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며 앞으로 교육주가 매력적으로 성장할 테니 관심을 가져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과 출판은 인간의 미래가치와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해가 지지 않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담= 황석연 사회문화부장◆ '씽크U'로 세계 공교육 시장 공략웅진씽크빅은 잘 알려진 것처럼 웅진그룹의 모태가 된 회사다. 1980년 4월 '웅진출판'이라는 어린이 전집출판사로 시작해 1994년 창의력 학습지 '씽크빅' 출간을 계기로 국내 최고의 교육ㆍ출판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5년 현재의 기업 이름을 갖게 된 웅진씽크빅은 아직까지 전집과 학습지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2011년 기준)이 74%에 이른다. 최 대표는 바로 이 대목에서 반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호박(전집과 학습지)이 앞으로 나가지 않고 정체되거나 뒤로 가면 땅콩(신규 사업) 수십개가 앞으로 나가도 성장률에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며 "호박 사업을 강화하면서 미래를 위한 땅콩 재배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앞으로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땅콩 사업이 호박 사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다. 최 대표의 목표는 '글로벌 스마트 에듀케이션'. 그는 스마트 교육에 필요한 플랫폼과 콘텐츠 중 웅진씽크빅이 그동안 출판을 통해 축적한 콘텐츠를 무기로 세계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말 온-오프라인 결합 학습지인 '씽크U'를 내놨다.  씽크U는 학습지 부문에서 쌓아 온 콘텐츠를 스마트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전환한 일종의 '디지털 학습지'다. '개별맞춤 학습'과 '자기주도학습'에 중점을 둔 씽크U는 틀린 문제들을 바탕으로 학생 개개인이 어느 영역과 유형에 취약한지를 파악해 아이의 수준에 따라 다른 난이도의 '맞춤형 문제'를 제공한다. 시청각 자료뿐 아니라 읽기책과 실험 교구, 멀티미디어 자료 등 입체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싱크U'에 대한 관심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확인됐다. 지난 18일, 베트남 호치민시 교육부에서는 선진화 교육의 일환으로 '씽크U'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이를 위해 다음달 초 호치민시 교육부 국장 및 교장단 대표가 웅진씽크빅을 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8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육위원회로부터 해마다 열리는 캘리포니아주 정기 컨퍼런스에 웅진씽크빅의 '씽크U'를 소개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현재 참가여부 및 추후 사업 진행여부를 내부 논의중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의 경우 지역교육청이나 교육위원회가 개최하는 공개 발표회에 참여해 우수성을 인정받으면 교육청의 추천을 통해 일선 학교에 교육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태국 역시 가난한 지역의 방과후 학교에 씽크U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웅진씽크빅은 2009년 태국 교육부 산하 교육과학진흥원(IPST)과 MOU를 체결했으며 태국 교육부차관이 웅진씽크빅 본사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태국 교육기업인 '에듀파크'와 계약을 맺고, 왕수학교실의 콘텐츠와 강사교육, 수학학력평가(TME) 노하우 등을 직접 수출하고 있다. 대규모 콘텐츠 수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최 대표는 "올해 7월 퍼블리셔 위클리(Publishers weekly), 북셀러(The bookseller) 등 세계 대표 출판잡지회사들의 공동조사 결과 웅진씽크빅이 국내 회사로는 유일하게 29위에 선정됐다"며 "세계시장에 교육 컨텐츠 판매 등을 통해 세계 시장 1위로 선정된 미국 교육출판기업 피어슨(Pearson, 연매출 규모 10조원)을 뛰어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차별화된 콘텐츠만이 살 길이다최 대표는 세계 시장 진출에 적합한 콘텐츠가 무엇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한국어로 된 콘텐츠는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이용자에게만 팔린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제2외국어(영어)와 수학 분야를 주목했다. 수학은 언어보다는 기본 개념이 주가 되며, 영어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는 동남아 및 중동, 중남미 등에서 영어교육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는 점에 주목해 5~7세용 영어 세계 명작 동화 콘텐츠 제작을 기획 중이다. 이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을 웅진씽크빅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최 대표는 우선 출판사라는 이점을 활용해 외국회사로부터 수입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영어 세계명작동화를 만들어 이를 디지털화해 해외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다. 피어슨의 방식을 벤치마킹해 하나의 작품을 1단계(영어단어 500개), 2단계(1300개), 3단계(2500개)로 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더 나아가 수학 콘텐츠 개발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최 대표는 피어슨이 초ㆍ중ㆍ고 수학교과 과정을 340개 아이템으로 나눠 2D로 만든 컨텐츠를 올해부터 전세계에 제공하기 시작하는 것을 두고 "3D 제작이 이미 가능한 단계지만, 일단 2D를 먼저 선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며 "피어슨이 가진 10배, 100배 이상의 콘텐츠와 세계적 네트워크를 따라가려면 우리도 혁신적인 뭔가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우 스마트 러닝이 삼성이나 SK 등 플랫폼 사업쪽으로만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본적인 플랫폼이 갖춰지면 그 다음은 결국 얼마나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사항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플랫폼 사업뿐만 아니라 컨텐츠 사업에 대한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정리= 박은희 기자 lomoreal@ =사진=양지웅 기자 yangdoo@박은희 기자 lomorea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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