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미국시장 연간 100만대 판매 '초읽기'

[로스앤젤레스(미국)=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현대·기아차가 사상 최초로 ‘자동차 본고장’ 미국시장에서 100만대 판매시대를 연다.11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미국내 판매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6% 증가한 95만411대(현대차 54만5316대, 기아차 40만5095대)에 달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이달 중 연간 판매대수 100만대 달성이 확실시 된다. 100만대를 달성하면 미국에 첫 진출한 1986년 16만8882대 수출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며 국내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100만대 규모의 시장이 탄생하게 된다.지금까지 미국에서 연 100만대 판매를 달성한 업체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도요타, 혼다, 닛산 등 6개 업체에 불과하다.특히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대수로는 현대차가 713만9821대, 기아차가 368만4973대 등 총 1082만4794대를 기록하며 올해 누계 기준으로 판매 1000만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현대·기아차의 성과는 미국 시장내 경쟁사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때 이뤄 더욱 값지다. 일본 도요타는 2007년 미국 시장에서 262만825대를 판매한 이후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에는 176만3595대에 그쳤다. 올해도 10월까지 전년동기대비 8.8% 감소한 132만8569대에 머물렀다.미국 빅3인 GM과 포드, 크라이슬러도 2007년 대비 모두 줄었다. 미국 시장 1위인 GM의 시장점유율은 2007년 23.7%에서 올해 19.8%로 떨어졌다.현대·기아차는 2007년 77만2482대를 판매하는데 그쳤으나 올해는 95만411대로 성장했다. 시장점유율도 4.8%에서 9.0%로 크게 높아졌다.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둔 데는 생산, 판매, 연구개발, A/S까지 전 부문에 걸쳐 현지화 체제를 갖추고 디자인과 성능이 우수한 신차를 적기에 출시했기 때문이다. 데이브 주코브스키 현대차북미법인 판매담당 부사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현대차 가치와 우수한 연비, 차별화된 디자인이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했다”면서 “우리 차에 대한 구매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코프스키 부사장은 “북미 시장에서 도요타, 혼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위상이 올랐다”고 말했다.

톰 러브리스 기아차 북미법인 판매 부사장

어바인 기아차 북미법인에서 만난 톰 러브리스 기아차 북미법인 판매담당 부사장도 “9개 모델 선보이는 공격적 신차 런칭으로 기아차 인지도가 상승했다”면서 “우리 차 구매고객의 3분의2 가량은 GM, 포드, 도요타 등 구매 고객이다”고 분석했다.현대차와 기아차 구매 고객의 질도 상승했다. 최근 자체 조사한 구매자 성향분석에 따르면 현대차를 구매한 고객의 연평균 소득수준은 7만7492달러(한화 약 8656만원)를 기록, 미국 중산층(연 소득 5만~7.5만달러)이 타는 차로 확실히 자리매김 했다.기아차 고객의 연평균 소득수준도 6만3665달러(한화 약 7만1114만원)로 파악돼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5만 달러 이하 소비자들이 주류를 이뤘던 상황과는 180도 달라졌다.내년 미국 시장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는 딜러 네트워크 강화와 신차를 출시해 고객을 끌어모을 방침이다.현대차는 제네시스 쿠페 페이스리프트 등을 선보이며, 기아차는 리오(내수명 프라이드) 4도어를 내년 초 북미 시장에 공개키로 했다.현대·기아차는 내년 딜러 확대를 최대한 자제할 방침이다. 러브리스 기아차 북미법인 부사장은 “실적이 부진한 딜러를 교체할 뿐, 현재 745개인 딜러수는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역시 810여 개 미국 내 딜러 수를 유지하면서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현대·기아차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대비 18.2% 상승한 총 105만7000대(현대차 62만4000대, 기아차 43만3000대)를 판매하고,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로스앤젤레스(미국)=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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