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스타 힘 못썼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빅스타들의 '엑소더스'로 국내 무대가 공동화되고 있다.한국프로골프투어(KGT) 이야기다. 지난해 대상 등 3관왕을 차지했던 김비오(21ㆍ넥슨)와 강성훈(24) 등 빅 루키들은 미국에서 '월드스타'에 도전하고 있고, '장타자' 배상문(25ㆍ우리투자증권)은 일본으로 건너가 이미 상금왕을 예약하는 등 맹활약하고 있다. 남자골프도 여자선수들 못지않게 세계무대 정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국내 투어가 이에 반비례해 '스타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점이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개최되는 유러피언(EPGA)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은 물론 SK텔레콤오픈과 신한동해오픈, '내셔널타이틀' 한국오픈 등 굵직굵직한 대회는 모두 외국선수들이 쓸어가 버렸고, 올 시즌 상금왕 역시 일본 무대에 주력하느라 불과 5개 대회에 출전한 김경태(25ㆍ사진)가 차지했다.▲ "파이가 작아진다~"= KGT는 30일 '루키' 이상희(19)의 '깜짝 우승'으로 막을 내린 NH농협오픈까지 올해 16개가 열렸다. 한국프로골프협회는 지난 3월 19개 대회 일정을 확정, 발표하면서 "1~2개 기업과 추가로 대회 개최를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자신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불경기로 대회 수가 크게 줄었다.'설상가상' 격으로 국내 최대 상금 규모인 10억원의 총상금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하이원리조트오픈(총상금 10억원)은 첫날부터 악천후에 시달리며 파행 운영을 거듭하다가 결국 취소됐다. 투어 규모가 작아지면서 빅스타들의 해외 진출이 늘고 있고, 이로 인해 투어 규모가 다시 작아지는 빈곤의 악순환이 이어지는 까닭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골프계에서는 "파이가 작다보니 선수들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투어가 풍성한 일본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면서 "당분간 일본을 거점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투어는 나날이 위축되고 있지만 선수들의 도약을 막을 수도 없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부익부 빈익빈~"= 토종스타가 없다보니 대회 마케팅은 해외스타 초청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굳어지고 있다. 물론 우승컵도 이들 '몫'이고, 갤러리도 빅매치에 집중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발렌타인챔피언십에서, 커트 반스(호주)는 SK텔레콤오픈, 폴 케이시(잉글랜드) 신한동해오픈, 리키 파울러(미국)가 한국오픈에서 각각 우승해 토종들은 들러리만 섰다.홍순상(30ㆍSK텔레콤)이 2승을 수확했지만 상금랭킹에서는 3위로 밀려난 것도 이 때문이다. 김경태는 매경오픈 우승(2억원)에 SK텔레콤오픈 2위(1억원), 신한동해오픈 2위(8000만원) 등으로 순식간에 상금을 쌓았다. 박상현(28)은 그나마 발렌타인챔피언십에서 3위에 올라 웬만한 대회 우승상금의 두 배가 넘는 2억2000만원을 벌어들여 '무관'에도 불구하고 상금랭킹 2위를 차지했다.'국내파'는 강경남(28ㆍ우리투자증권)이 막판 솔모로오픈 우승으로 2승 챔프에 합류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고, 이승호(25ㆍ볼빅오픈), 최호성(38ㆍ레이크힐스오픈), 박도규(41ㆍ조니워커오픈), 김병준(29ㆍKPGA챔피언십) 등이 챔프군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상희는 시즌 최종전인 NH농협오픈에서 역대 최연소우승을 일궈내 내년을 기약했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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