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수천억원대 부실대출이 이뤄진 고양종합터미널 건설사업 시행사 대표와 대출에 관여한 저축은행전무, 고객예금을 빼돌린 은행직원 등이 줄줄이 구속됐다.서울중앙지법 김환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에이스저축은행 최모(52) 전무, 제일저축은행 전 직원 김모(42)씨, 고양터미널 시행사 대표 이모(53)씨에게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에 따르면, 최 전무는 7200억원 부실대출을 행하고 차명으로 대출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김씨는 고객 예금을 빼돌린 뒤 동남아시아로 도피했다 '횡령사실을 알리면 폭로하겠다'며 되려 회사를 협박한 혐의(특경가법상 공갈횡령), 이씨는 거액을 대출받은 후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도주했다 붙잡힌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합수단에 따르면, 최근 영업정지된 에이스저축은행이 고양종합터미널 사업에 부실대출해준 자금은 무려 7천200억원에 달한다. 제일저축은행이 대출한 1600억원을 합하면 무려 8800억원에 달하는 돈이 고양터미널 사업에 흘러들어갔다.고양터미널 사업 시행사 대표 이씨는 지난 2005년 터미널 사업권을 인수해 자신 소유 법인 6곳과 유령회사 60여 곳을 동원해 에이스저축은행으로부터 7200억원을 불법대출받았다. 애초 300억의 대출이 이뤄진 후 사업이 여의치않자 신규대출로 기존 대출이자를 갚는 등 대출돌려막기로 눈덩이처럼 빚을 늘렸다. 합수단 조사 결과 현재 회수되지 않은 잔액은 6900억원에 달한다.이씨는 대출금을 빼돌려 유령회사 명의로 로스앤젤레스 시내에 150억짜리 부동산을 사들이는 등 회삿돈 300억원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구속된 에이스 저축은행 최 전무는 대출업무를 담당하며 이씨의 이같은 사정을 알고도 거액을 대출해줬을 뿐만 아니라, 차명으로 18억원을 대출받아 가족 사업비용에 쓴 혐의도 받고 있다.이씨와 최씨는 저축은행 7곳이 영업정지된 직후 함께 달아나 서울, 부산 등지를 오가며 도피생활을 해오다 지난 26일 밤 부산 외항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려 체포됐다.제일저축은행 전 직원 김씨는 2004년 창구 직원으로 근무하며 고객 예금 21억원을 빼돌린 뒤 회사에 '횡령 사실을 알리면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편지를 남기는 등 동남아시아로 도피했다가 돌아와 붙잡혔다.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문화부 정준영 기자 foxfury@ⓒ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