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은 27일 첫출근 수단으로 지하철을 택했다. 서민들과의 스킨십을 직접 몸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박시장은 "예전에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했다"며 지하철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이날 새벽 6시30분에 노량진 수산시장에 들러 상인들과 만난 박 시장은 곧바로 현충원으로 이동해 참배를 마치고 동작역에서 4호선을 탔다. 서울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탄 후 시청역으로 가기 위해서다.일정보다 1시간 빠른 7시 40분에 동작역에 도착한 박 시장은 자신의 지하철 출근으로 인해 시민에게 불편을 끼칠까봐 염려했다.박 시장은 기자들로 인해 혼잡을 빚자 "저번에 기자들 없이 시민들과 만났더니 참 좋았다"며 "기자님들 죄송합니다. 조금만 비켜주시면 제가 시민들하고 만나는 이야기를 듣는데 좋지 않겠습니까"라고 부탁하기도 했다박 시장은 이동하며 학생과 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 지하철이 오기를 기다리며 공익요원에게 "어제 투표했어요?"라고 묻자 공익요원은 활짝 웃으며 "어제 일을 끝내고 투표를 했다"고 답했다. 박 시장이 "공익하면서 도움이 많이 되나요"라고 하자 "사회생활을 먼저 경험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답했다.박 시장은 지하철을 탄 후 한 60대 노인에게 다가가 인사하며 "아침부터 졸립고 피곤하시죠? 조용하게 만나고 싶은데 시끄럽죠?"라며 양해를 구했다. 강남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가고 있다는 회사원 최재은 씨(29)는 박 시장에게 "어제는 잘 주무셨어요"라며 인사했다. 박 시장은 "요새 잠을 통 못잤다"며 웃었다. 박시장은 최씨에게 "당선되니 걱정이 태산 같다"며 "보통선거가 아니라 재보궐선거가 되다보니 많은 시민들이 기대를 하고 있어 깊은 고민이 됐다"고 말했다.박시장은 곳곳에서 환영하는 시민들을 만나 악수를 나누며 특히 노인들에겐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은 가는 곳마다 스마트폰으로 박시장과 함께 동영상과 사진을 찍었으며 박시장은 이에 응해 일일이 포즈를 취해줬다. 박 시장은 "좋은 시장되겠습니다. 서울시장으로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걸음을 걸을 때마다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사람들이 복잡해서 힘들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시장이 시민 만나는데 뭐가 힘든가"라며 "서울이란데가 이렇게 사람이 많이 사는 곳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한남성과의 대화에서 박 시장은 "시민들이 언제든 신문고를 울려달라. 언제든 부름에 응답하겠다"고 소통의지를 재확인했다.4호선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는 100여m 남짓한 서울역 환승통로를 걷는 동안 약 15분이 지체될 정도로 출근길 시민과 기자, 보안 요원이 엉켜 복잡한 상황을 연출했다. 이과정에서 보안요원들이 지하철역 계단 오른쪽을 일부 확보하느라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박 시장이 서울 시청역에 도착한 것은 오전 8시 55분정도. 동작역에서 시청역까지 약 한시간이 걸린 셈이다. 박 시장은 시청역에 도착하자 다소 힘들고 더웠는지 둘렀던 목도리를 풀었다.시청역에서 다산플라자로 향하는 길목에서 박 시장은 마중나온 시의원들의 인사를 받았으며 휠체어를 탄 채 시청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과 대화를 나눴다. 박 시장은 청사 앞에 서서 출근 소감을 전하며 "서울시민의 출근길 밝은 표정을 보며 기분이 좋았다"며 "어려움도 있겠지만 서울시 공직자들과 협력해 상식과 합리에 맞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청사로 이동한 박 당선자는 4급 공무원과의 대화에서 "기죽지 마라 걱정하지 마라 내가 뿔달린 사람이 아니다"라며 소통에 귀기울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박충훈 기자 parkjov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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