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럭 '태국 중심 덮칠 확률 매우 높아'..돈 므앙 공항 폐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태국 홍수가 결국 수도 방콕 도심마저 집어삼킬 태세다. 이에 따라 태국 정부는 방콕 50개 구 중 북동부의 9개 구에 홍수 위험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방콕을 비롯한 홍수 피해 지역에 27일(현지시간)부터 오는 31일까지 임시 공휴일을 선포했다. 또 수많은 기업이 침수돼 생산을 중단하자 유동성 공급 등 다각적인 대책수립에 들어갔다.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잉럭 친나왓 태국 총리가 25일 현지 방송에 출연해 홍수의 위력이 예상보다 강하다며 방콕 도심을 덮치고 외곽 지역에 더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밝혔다.이날 국내선 운항이 이뤄지는 방콕 북부의 돈 므앙 공항이 홍수 피해를 입고 폐쇄되면서 방콕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잉럭 총리는 "홍수의 위력이 수문과 홍수 방벽이 견딜 수 있는 수준 이상"이라며 "홍수가 방콕 중심과 외곽 지역을 덮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방콕의 홍수 방벽이 무너진다면 수위가 1.5m까지 도달할 수 있다"면서 "정부는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왕궁과 주요 인프라 시설을 지키기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미 방콕 50개 구 중 북동부의 9개 구에 홍수 위험경보가 발령됐으며 돈 므앙 공항에 위치한 정부 홍수대책센터는 잇달아 주민 대피 경보를 내렸다. 돈 므앙 공항에서는 공항 주변을 둘러싼 모래주머니 방벽이 무너졌다. 태국 항공사인 노크 에어와 오리엔트 타이는 최소 이달 말까지 돈 므앙 공항의 국내선 운항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돈 므앙 공항이 폐쇄되면서 사람들이 방콕 동부의 수완나품 공항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수완나품 공항은 국내선과 국제선이 모두 운항된다. 항공로마저 차단되면서 방콕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주요 도로가 막히면서 식수 등 생필품을 구하지 못한 시민들이 발을 구르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며칠 사이 방콕 시내의 상점들은 홍수 때문에 물건 공급로가 막혔다며 고객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올해 41세의 노폴 와나스리씨는 "아내가 사오라고 말한 물건이 많지만 여기서는 어떤 것도 찾을 수 없다"면서 "아마도 우리는 잠시 동안 방콕을 떠나 있어야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7월 말부터 계속된 폭우와 이어진 홍수 때문에 지금까지 최소 366명이 숨졌고 미 코네티컷주 크기에 해당하는 지역과 약 9850개 기업이 침수돼 가동을 중단했다.이 공장들은 총 8000억바트의 투자와 66만명을 고용하고 있어 가동중단 기간이 오래갈 경우 태국 경제에 큰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중앙은행은 이번 홍수로 국내총생산(GDP)이 1% 정도 날아가 성장률이 3%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자동차와 전자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캐논은 부품 공급이 부족해 태국 카메라 생산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며 올 회계연도 실적 전망을 낮췄다. 도요타도 부품 부족을 이유로 일본 자국 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태국 공장이 침수된 혼다 자동차는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마저 중단했다 . 태국 정부도 비상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태국 내각은 25일 홍수 피해를 입은 기업과 국민들에게 3250억바트를 지원하고 홍수 피해 기업들의 법인세를 8년간 면제해주는 안을 통과시켰다.또 태국중앙은행은 일본 기업들이 더 쉽게 태국 바트화를 조달할 수 있는 새로운 대출 창구를 마련하기로 일본중앙은행과 합의했다. 홍수 피해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일본 기업들을 도와주기로 한 것이다. 태국 중앙은행은 홍수 피해를 입은 기업들의 유동성 압박을 완화시키기 위해 미국, 영국, 독일 중앙은행들과도 유사한 형태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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