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박원순 야권 단일 후보는 20일 마지막 TV 토론회를 벌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된 이날 토론회에서 눈길을 끈 것은 두 후보의 화법. 지난 11일 KBS TV 토론에서 부드럽고 차분한 태도를 보인 나 후보는 다시 인파이터로 변신했다. 박 후보 역시 부드럽고 어눌한 화법을 벗어버리고 인파이터로 나섰다.두 후보의 옷차림에서도 팽팽한 긴장감마저 흘렀다. 승리를 상징하는 붉은색 넥타이를 맨 박 후보와 감색 정장에 셔츠 카라를 곧게 세운 나 후보에게도 주도권을 뺏길 수 없다는 의지가 엿보였다.모두발언부터 신경전이 거셌다. 박 후보는 “한나라당의 흑색선전 인신공격으로 큰 고통을 받고, 우리나라 정치수준이 이것 밖에 안되나 절망감을 느꼈다”며 “한나라당은 구태정치세력임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선거 때마다 누군가는 끊임없이 변화를 새롭게 포장해 유권자를 유혹한다”며 “그러나 표를 구하려고 인기영합적 정책을 남발하고 선동적 구호를 외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에 대해 묻는 과정에서 감정싸움 양상으로 번졌다. 박 후보는 "대통령이나 부인, 아들이 부동산 실명제를 위반해도 되는 것인지, 또 불법해도 면책 특권이 있다고 보냐"면서 질문을 던지자 나 후보는 아름다운 재단 불법 모금 의혹으로 맞섰다.나 후보는 "한 손에 칼을 들고 한 손에는 후원금을 받지 않았느냐"며 "이런게 바로 특권과 반칙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그러자 박 후보가 작심한듯 "아직도 그 말씀이냐. 아름다운재단 웹사이트는 들어가 봤느냐"고 받아쳤다. 나 후보는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웹사이트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답했다. 후반부 토론에서 나 후보가 반격을 가했다. 나 후보는 박 후보에게 한미 FTA 찬반에 대해 "단답형으로 대답해 달라"고 질문을 던졌다. 박 후보는 다소 우물거리며 답변을 늘어놨다. 그러자 나 후보는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고 재차 물었다. 그제서야 박 후보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고, 나 후보는 "아직 입장을 못 정했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번 토론회를 두고 양 캠프의 반응은 엇갈렸다. 박원순 측은 "박 후보가 이번 토론이 각종 의혹을 정면 돌파하고, 박 후보야 말로 서울시민을 구체인 비전을 자신있게 제시한 토론회였다"고 자평한 반면에 나 후보측은 “FTA 반대 입장 기조로 얼버무린 것로 봐서, 국가정책보다 시민운동 주장을 답습한 후보임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김승미 기자 askm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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