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송중기인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남자, 쉽게 꺾이지 않는 강인한 꽃입니다. SBS <뿌리깊은 나무>의 이도(송중기)는 아버지 태종(백윤식) 앞에서 애써 흔들리지 않는 척 꿋꿋하게 버티다가 아버지가 자리를 뜨면 금세 다리에 힘이 풀리고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 맺힌 채 무휼(조진웅)에게 기대는 유약한... 에잇, 긴 말 필요 없고 왕이 이렇게 곱고 예뻐도 되는 겁니까? 사극이라면 질색하던 제가 송중기 때문에 <뿌리깊은 나무> 4회를 모두 본방사수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번 주부터 저의 송중기를 볼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도 제가 시청자인데, 이 나라의 시청자인데... 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중기 세종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지, 선생님께서 답과 방도를 찾아주십시오. (삼청동에서 최 모양)
갓으로도 감출 수 없는 곱상한 얼굴, 뽀얀 피부, 토끼처럼 빨갛고 큰 눈동자, 탐나는 입술.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수많은 뾰족한 화살들을 헤치고 아버지 태종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갈 때, 혹시나 그 화살들이 우리 중기의 고운 피부에 생채기를 남기진 않을까 노심초사 하셨을 겁니다. 그래도 명색이 왕인데 아버지의 기에 눌려 그 예쁜 얼굴에 눈물 마를 날이 없었잖아요. 그러다가 똘복이(채상우)를 살리고 면서 처음으로 살짝 웃어 보일 때, 이도에게 ‘참 잘했어요’ 도장이라도 찍어주고 싶은 마음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이상하죠? 한복 입고 사극 출연한 송중기를 우리가 처음 봤나요? KBS <성균관 스캔들>의 여림 구용하로 송중기의 정신 못 차리는 한복자태는 이미 정평이 나 있었죠. 그런데 참 이상해요. <뿌리깊은 나무>의 이도를 보면서 구용하가 전혀 생각나지 않아요. 그만큼 우리 중기가 훌쩍 자랐다는 거죠. 눈빛만으로도 이도의 복잡한 감정이 전해지잖아요. “정녕 난 아무것도 해서는 안 되느냐? 그래도, 그래도 내가 왕인데 말이다...” 아버지에게 당당하게 맞서고 싶은 욕심, 그러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 내 사람을 지켜주고 싶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책감, 그럼에도 자신만의 조선을 만들겠다는 야망. 가장 강해야 하는 왕의 자리에서 가장 약한 모습을, 그것도 눈빛만으로 표현하고 있으니 보는 사람 마음이 어찌 아프지 않을 수 있겠어요.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꽉 안아주고, 응원해주고, ‘궁디팡팡’ 해주고 싶죠.
젊은 이도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건, 송중기의 이런 모습을 처음 봤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동안의 송중기는 훈남 오빠였죠. MBC <트리플>의 지풍호는 짝사랑하는 여자 하루(민효린)의 꽁무니를 졸래졸래 쫓아다니는 귀여운 해바라기였어요. “넌 내꺼니까 잘할 수 있을 거야.”, “기죽지 마라, 오빠가 있다.” 어쩜 말도 이렇게 예쁘게 하는지. SBS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 얼마 나오지 않았는데도 지완(남지현)이 오빠 지용이를 기억하는 사람이 꽤 많죠? 어디서 저런 바람직한 오빠가 나왔는지 몰라요. 건 기본, 팬던트 찾아주겠다고 목숨까지 바쳤잖아요. 다들 드라마 보면서 목 놓아 외쳤을 겁니다. 지완이는 진짜 좋겠다, 하루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하루만 가 되고 싶다. 그러다가 비주얼과 능글맞은 매력이 폭발한 작품이 바로 KBS <성균관 스캔들>이었습니다. 은 지금 생각해도 어우, 말해 뭐합니까. 하지만 장난기 많은 모습을 싹 지워버리고도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사실, 그게 청년 이도를 쉽게 떠나보낼 수 없는 이유입니다. 물론 송중기가 꾸준히 쌓아온 건 연기력뿐만이 아닙니다. 일부러, 어? 그것도 쉬지 않고, 어? 심지어 최근까지, 어? 어쩜 들키지도 않고, 어? 무려 연애라는 걸 즐겼답니다. 답과 방도가 이제 좀 보이십니까?<hr/><u>앓포인트</u>: 송중기의 [2011 F/W 시즌 콜렉션]<트리플>의 훈남선배 지풍호st 대학교에 가면 잔디밭에 수두룩하게 앉아있을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 과하지 않은 웨이브펌, 검은 뿔테안경, 단추 세 개 정도 풀어헤친 체크무늬 셔츠와 고개를 살짝 숙이면 가슴 근육이 보일 것만 같은 새하얀 민소매 티셔츠의 조화. 강의실에 이런 선배 한 명 있으면 오던 잠도 달아나겠다. <산부인과>의 러블리닥터 안경우st빨간 후드티 하나만으로 완성. 피부가 하얀 송중기에게 특히 잘 어울리는 컬러 초이스. 올해 브런치 메뉴의 잇 아이템, 살짝 구운 식빵을 앙! 물고 있는 송중기를 앙! 깨물어주고 싶다. 뿌잉뿌잉~<성균관 스캔들>의 옴므파탈 구용하st미니멀리즘의 대척점에 있는 . 와인 컬러, 옐로우와 퍼플의 믹스매치, 인디언 핑크까지 안 어울리는 색이 없을 정도로 멋스러운 트레디셔널 룩을 자랑한다. 성균관 최고의 옷발을 자랑하는 구용하의 필수 아이템으로는 부채와 술잔 등이 있다. <뿌리깊은 나무>의 클래식한 이도st붉은 비단에 화려한 골드 패턴으로 포인트를 준 곤룡포. 이다. 그래서 누가 입더라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는 클래식한 스타일이지만, 송중기가 착장한 곤룡포는 유독 빛이 난다. 역시 스타일의 완성은 옷이 아닌 얼굴.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이가온 thirte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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