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화두인 공생발전이 성공하려면 학벌을 타파하고 실력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우선 숙련기술인을 제대로 대우하고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다행히 작년 제6차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국제기능올림픽 입상자의 포상 수준을 스포츠 경기와 동등한 수준으로 인상하고 숙련기술인력의 선취업 후학업 기반이 조성되는 등 다양한 우수기능인 처우 개선방안이 하나씩 정비되고 있다. 즐거운 소식이 하나 더 있다. 고교 재학생이지만 졸업도 하기 전 대기업 취업이 확정된 이들이 있다. 시골의 알려지지 않은 한 특성화고등학교 학생이지만 영국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모바일로보틱스에서 우리나라의 선수 두 명이 기술선진국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9년에 이 직종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만만치 않다. 이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돌아와 우수한 산업역군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응원이 필요하다. 국가를 대표해서 갈고닦은 실력을 정정당당하게 겨루는 각국 젊은 기능인들의 축제인 이번 대회는 영국 등 50개국 949명의 선수들이 참가하여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컴퓨터정보통신 등 39개 직종에 43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26명은 고졸 출신이지만 대기업에 취업한 선수들이다. 이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대기업과 기능장려협약을 맺고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와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참가자의 취업을 지원한 결과다. 선수들 못지않게 안팎으로 힘을 보태는 이들도 있다. 안에서 선수들이 집중하고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는 국제심사위원, 지도위원, 자원봉사요원이 그들이다. 이 중에는 이 대회를 대대로 경험하며 더 진지한 태도로 선수를 가르치고 도와주는 이들도 있다. 가구 직종 국제심사위원 김장회씨는 1985년 28회 국제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아들이자 가구 직종 선수지도위원 김태민씨는 2009년 40회 국제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경력을 지녔다. 가구 직종은 2001년 서울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이 동메달을 딴 이후 입상실적이 없다. 아버지와 아들이 심사위원이자 지도위원으로 가구 직종 국가대표선수를 입상시키기 위해 그동안 흘린 땀이 좋은 결실로 돌아올 것이다. 산업인력공단도 더욱 노력하겠다. 공단은 대한민국명장, 숙련기술장려 모범사업체 및 중소기업체 근로자 등 사회 각 분야의 우수숙련기술자들을 선정, 지원하고 숙련기술자의 저변 확대와 숙련기술우대 풍토 조성을 통해 숙련기술자의 사회ㆍ경제적 지위를 높이겠다. 또한 우수숙련기술자 발굴과 숙련기술수준의 향상을 목적으로 국내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여기서 배출한 숙련기술청소년들이 국제대회에서 국위선양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일조를 하도록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세계 46개국이 참가한 2009 캐나다(캘거리)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우리 숙련기술청소년들이 통산 16번째 종합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번에 다시 한번 대한민국 기술강국 청년들의 17번째 종합우승을 간절히 기원한다. 국민들의 가슴에 그들의 젊은 열정과 성실함을 전해주고, 한국을 짊어지고 가야 할 다른 청년들과 함께 감동을 나누길 희망한다. 능력중심 사회로 진입하는가 아니면 다시 학력중심 사회로 회귀하는가는 그들을 바라보는 지금 우리의 시선이 말해주고 있지 않을까. 공단도 시대변화 추세에 맞는 숙련기술장려시책을 개선ㆍ발전시켜 숙련기술인이 지식정보화사회의 핵심역량이 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함은 물론이다.송영중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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