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백 2.4초, 대당 100억원..숫자로 보는 F1

타이어 교체하는데 2.9초, 운전석 온도 50도, 타이어 온도 100도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지구촌 최대 스피드 축제 'F1(포뮬러원) 코리아 그랑프리' 개막이 11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회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 열리는 F1 그랑프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 꼽히지만 국내 팬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하다. 0.001초에 승부가 갈리는 F1에 얽힌 얘기를 숫자로 풀어보자.◆0.078= F1 머신이 1마력의 힘을 내는데 필요한 연료의 양이 0.078리터다. 양산차는 1 마력에 0.09리터 이상의 기름을 사용한다. 포뮬러원 엔진이 일반 엔진보다 20% 정도 효율성이 좋다. 이같은 고효율 기술이 양산차로 전이돼 환경보호에 지대한 역할을 해왔다.◆1.6= F1 머신이 달릴 때는 항공기와 반대로 공기가 차체를 아래로 내리 누르는 힘이 생긴다. 이를 다운포스라 한다. 시속 350km로 달려 다운포스가 생길 때 앞바퀴에 걸리는 무게는 1.6톤에 달한다. 뒷부분에는 1.1톤의 다운포스가 작용한다. ◆1.9= F1 머신이 시속 200km로 달리다 완전히 정지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1.9초. 이때의 필요 제동거리는 55m. 드라이버가 느끼는 압력은 5g. 드라이버가 안전띠를 통해 느끼는 압력이 자신의 몸무게의 다섯 배라는 얘기다. F1 머신이 제동할 때 브레이크 디스크는 800도까지 온도가 수직 상승한다.◆2.4= F1 머신이 정지상태에서 출발해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2.4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200km까지는 5초가 소요되며 거리상으로는 140m에 지나지 않는다.◆2.9= F1 피트 크루들이 경주차의 타이어 4개를 새것으로 바꾸는데 걸리는 시간. 단 2.9초만에 이 작업을 끝내는 장면은 F1의 진기한 볼거리다. ◆50= 경기 중 F1 운전석의 온도는 무려 50도에 이른다. 경기를 한번 치르고 나면 땀으로 2리터 정도의 수분이 배출된다. 이는 테니스 선수가 풀세트 접전을 펼쳤을 때의 체력소모와 같은 수준이다. ◆80= 한 경기에 투입되는 팀원의 숫자. 유럽 이외의 대륙에서 열리는 경기에는 20명 정도가 더 줄어든다. F1팀은 보통 6000명 정도의 인원으로 구성된다. 80명은 단지 현장에 나와 있는 빙산의 일각을 뿐이다. ◆100= F1 머신이 빠른 속도로 달릴 때 타이어가 달구어지는 최대 온도. 물을 끓일 수 있을 정도의 열이다. F1 타이어의 적정 온도는 대략 90도 정도로 더 온도가 낮아도 제 성능을 내지 못한다. 그래서 레이스 출발 직전에는 타이어 워머라고 불리는 일종의 전기장판을 타이어에 감아둔다. ◆500= F1 머신의 카본 브레이크 디스크와 패드는 최소 작동 온도가 섭씨 500~650도다. 브레이크를 걸 땐 1,000도이상 올라간다. KERS로 80마력의 힘을 만들 수 있는 이유다. ◆600= 규정에 따르면 F1 머신은 드라이버의 몸무게와 합쳐 600kg 이상이어야 한다. 여기에 연료를 채우면 전체 중량이 700kg에 달한다. 신소재를 사용하는 F1 머신은 워낙 가볍기 때문에 규정된 무게를 맞추기 위해 차 아래 부분에 별도의 무게추(평균 100kg)를 달기도 한다. ◆700= 하나의 그랑프리에서 소모되는 타이어의 개수. 타이어 공급업체는 두 종류의 성격이 다른 타이어를 제공하며 비가 올 때에 대비한 레인 타이어도 분비한다. 따라서 대략 3,000개에서 4,000개 정도의 타이어가 필요하다. ◆750= F1 머신의 엔젠 출력은 750마력이다. 한 마디로 말 750마리에 해당하는 힘이다. F1 머신의 배기량은 2.4리터로 국산 승용차 쏘나타와 같다. 쏘나타는 같은 크기 엔진으로 179마력밖에 내지 못한다. ◆1500= F1 엔진의 사용 거리다. 하나의 엔진으로 1,500km 정도밖에 달리지 못한다. 각 팀들은 한 시즌을 소화하기 위해 연간 100개 정도의 엔진을 필요로 한다.◆1800= F1 드라이버가 쓰는 헬멧의 규정 무게는 1,800g이다. 드라이버의 헬멧은 특별한 안전규정을 통과해야 한다. 머신이나 레이싱 슈트가 팀의 스폰서에 의해 디자인되는 것과 달리 헬멧은 드라이버의 개인 취향이 반영된다. ◆3500= F1 머신을 만드는데 필요한 도면의 수. F1 머신은 신기술의 집약체다. 머신을 도안하는 데는 3,500여 개의 도면이 작성된다. 엔진 하나에만 300개의 부품이 맞물린다. 양산차의 설계 및 제작과정에 수년이 걸리는 데 반해 불과 수개월 안에 이런 복잡한 작업을 마무리하는 일은 거의 기적과 같다. ◆10,000,000,000= F1머신의 추정 가격이다. 시판제품이 아니라 공식 가격은 없지만 부품값을 다 해보면 대략 1대당 100억원 정도의 제작비용이 든다. 엔진의 개당 가격은 4억5000만원, 차체는 1억30000만원 정도다. 기어박스는 1억3000만원, 심지어 핸들(스티어링 휠)의 가격도 3000만원 이상이다.이정일 기자 jay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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