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하오 차이나]'중국인 특수? 재래시장은 텅 비었어요'

주말 오후임에도 그다지 붐비지 않는 남대문시장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7만명 온다더니 다들 제주도로 갔나봐요”1일 오후 기자가 찾은 남대문 시장은 주말 오후임에도 불구 한산했다. 국경절 연휴를 맞아 7만여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지만 재래시장은 이렇다 할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회현역을 지나 들어선 입구에서 주요 노점가판과 함께 홍삼 등 건강식품 점포가 집중된 중앙 골목까지 오가는 사람이 손에 꼽을 만했다. 지갑·모자를 비롯한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가판과 분식류를 다루는 가판대에서 그나마 남대문시장의 활기가 느껴졌다.

중앙 골목에 이르러서야 제법 붐비는 남대문시장. 일본인 관광객들이 거리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그것도 나들이 나온 국내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이 대부분, 간간히 들려오는 외국어는 모두 일본인 관광객이었다. 김을 사러 들른 일본인 관광객을 제외하곤 중국인 관광객은 찾을 수 없었다. 고려인삼 백화점의 박모(37)씨는 “평소에도 그렇지만 손님 대부분은 일본 관광객들이에요. 7만명 온다더니 다들 제주도 갔나봐”라며 에둘러 실망감을 표현했다. 언론에 보도됐듯 중국인 ‘큰손’들이 찾아와 주말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발길이 이어지지 않아 아쉬워했다. 인접 상가는 물론 인삼취급점이 한데 모인 종합상가 2층을 둘러봐도 중국인 관광객은 커녕 손님 자체가 뜸했다.반면 대형 쇼핑몰이 즐비한 동대문 시장은 사정이 달랐다. 연이어 멈춰서는 관광버스 6대에서 중국인 수백명이 두산타워로 몰려들어왔다. 1층 로비는 어느새 중국인 들로 가득찼다. 중국 관광객 특수를 의식한 탓인지 이미 입구엔 일본어와 중국어로 적힌 영업시간 연장안내 문구가 부착돼있었다.

동대문 두산타워 앞에 몰려있는 중국인 관광객들

버스를 기다리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동대문 거리 한복판에서 소주를 병째 들이키며 환호하고 있다

무리지어 들어온 중국인 관광객들은 쇼핑에 긴 시간 공을 들이지 않았다. 층마다 한바퀴 돌고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7층 푸드코트까지 잽싸게 움직이며 눈도장을 찍은 후 식사를 마치고 내려가는 길에 한보따리씩 계산해 들고 나갔다. 연령대에 따라 20대는 신발, 모자류에 30-40대는 의류를 선호했다. 두산타워 한 매장 관계가는 "대부분 중국 관광객들이 여행사의 패키지상품을 이용하는 만큼 여행사가 따로 잡은 일정이 아니라면 재래시장까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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