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유로, 이대론 안된다?

줏대있는 강성 '융커' vs 융통성있는 '반 롬푀이'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왼쪽), 헤르만 반 룸푀이 유럽의회 의장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말 한마디로 유로의 가치를 주무르는 '미스터 유로'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재정 위기와 은행위기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현재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 교체설이 불거져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 '유럽은 새로운 미스터 유로(Mr. Euro)를 찾고 있다' 는 기사에서 최근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 유로존 재무장관 모임인 유로그룹이 제대로 위기를 대처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유럽 각국이 새로운 '미스터 유로'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헤르만 반 롬푀이 유럽의회 의장. 독일과 프랑스는 지난달 반 롬푀이 의장이 연간 2차례 이상 유로존 17개국 정상회담을 여는데 합의해 사실상 그를 밀고 있다. NYT는 "반 롬푀이 의장은 융커 의장을 대신해 유로그룹의 월례회의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관측을 불러일으킨다"고 평가했다. 최근 유럽의 부채위기는 유로존의 붕괴 위기를 가져왔으며 모두가 힘을 함쳐 경제 통합을 해야만 대처할 수 있는 심각한 수준인데도 융커는 '빅딜'을 조정할 수 있는 역할을 하지 못한채 어려운 결정을 각국 정상들에게 맡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융커는 유로본드 발행을 공개 지지함으로써 이를 반대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와 관계가 나빠졌다. 유럽 외교ㆍ안보분야 싱크탱크 유럽외교관계이사회(ECFR)의 토마스 클라우는 "융커 의장의 업무수행 능력은 독일ㆍ프랑스와 원만한 소통이 이뤄져야 가능하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면서 "그가 유로본드 도입을 주장하면서부터 양국과의 관계를 악화됐고 그의 능력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융커 의장은 룩셈부르크 총리이자 재무장관으로 1995년 유럽투자은행 총재 겸 유럽재건ㆍ개발은행 총재로 임명됐으며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등에 능통하며 협상에 능한 인물이다.  독일과 프랑스측은 융커의장이 임기만료전에 물러나기를 바라고 있지만 융커는 내년 6월인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사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는 유로존 정책 결정의 헤게모니를 쥐기 위해 융커처럼 줏대있는 강성 인물보다는 반 롬푀이처럼 '융통성있는' 인물을 선호하고 있다. 반 롬푀이 의장은 벨기에 총리 출신의 관리형 지도자로 지난해 초 EU의 개정 헌법격인 리스본 조약에 따라 EU정상회의 상임의장에 취임했다.그러나 17개국 유럽국가연합인 EU 특성상 강력한 통치권을 수행하지는 못했다.  유럽연합 조약은 각국 재무장관이 의장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외부 인사를 영입하지 못한다. 그렇더라도 반 롬푀이 유럽의회 의장이 유로그룹의 의장이 돼 의제를 검토하고 긴급회의를 소집 결정에도 관여하도로 하는 계획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NYT는 분석했다. 유럽위원회 내부에서는 유로그룹 의장으로 올리 렌 EU 경제ㆍ통화담당 집행위원을 선호하는 의견도 있지만, 독일과 프랑스가 그를 거부할 소지가 많으며 유럽위원회와 재무장관들의 관계를 흐리게 할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NYT는 "가장 유력한 해법은 유로그룹의 의장을 확실하게 반 롬푀이 EU정상회의 의장의 지휘하에 두는 것"이라고 전했다.조윤미 기자 bongb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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