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선수들이 각각의 국가를 위해 골프대회에서 파이팅하고 있는 장면. 미셸 위와 크리스티나 김, 앤서니 김, 대니 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한국의 미국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100승' 달성 시기가 화제다.1988년 구옥희(55)가 일본에서 열린 LPGA스텐더드레지스터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신고한 이후 지난 7월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21ㆍ한화)이 비회원 신분으로 깜짝 우승을 차지해 99승째가 완성됐다. 무려 23년의 시간을 통해 쌓은 업적이다. '한국낭자군'은 특히 소렌스탐(72승)이 이끄는 스웨덴이나 로레나 오초아(27승)가 지휘하는 멕시코처럼 특출한 선수에 의존한 것도 아니다. 박세리(34)가 25승을 수확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1세대인 김미현(34ㆍKT)이 8승, 박지은(32)과 한희원(33)이 각각 6승씩을 보태 한국골프 전체가 집중 조명됐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한국의 골프교육시스템을 직접 취재하기도 했다. '닭장'이라고 불리는 그물망 연습장 등 열악한 환경과 아버지의 '바지바람'도 화제가 됐다. 지금은 박세리의 성공을 모델로 꿈을 키운 신지애(23ㆍ미래에셋)와 최나연(24ㆍSK텔레콤) 등 '세리 키즈'가 대를 이어 세계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99승에 재미교포들의 승수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바로 펄 신(44)의 1승과 미셸 위(22ㆍ한국명 위성미)와 크리스티나 김(27ㆍ한국명 김초롱)의 각각 2승 등 총 5승이다. 미셸 위와 크리스티나 김은 특히 미국과 유럽의 대륙간 골프대항전 솔하임컵의 미국팀 대표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두 선수는 더욱이 이 대회에서 얼굴에 미국기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다른 선수들을 열띠게 응원하는 등 미국선수 보다도 더 미국적인 행동으로 화이팅에 앞장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도 두 선수 모두 대표팀에 발탁됐다. 이들의 우승을 미국에서는 당연히 자국의 승수에 합산해 LPGA투어 통산 1452승으로 집계하고 있다. 사실 지금의 계산방식이라면 캐나다여자오픈에서 우승경쟁을 펼쳤던 티파니 조(26)가 우승했어도 '100승 달성'으로 표기하는 게 맞다. 하지만 무엇인가 개운치 않다. LPGA투어에는 킴벌리 김, 민디 김, 스테파니 김, 제니 리, 제인 박 등 성(姓)만 한국이지 미국 국적인 선수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비키 허스트 등 부모 중 어느 한 쪽만 한국인 경우도 한국(계)인 건 마찬가지다. 지난달 '쇼트트랙의 황제' 안현수(26)가 러시아로 귀화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러시아 국기를 달고 출전하게 되고, 당연히 메달을 따도 러시아의 것이다. 기록으로 치자면 골프에서도 재미교포가 보탠 5승은 빼야 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물론 기록과 상관없이 한국계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고, 또 응원한다. 다만 기록은 정확해야 한다. 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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