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전날 코스피는 나흘 만에 급반등했다. 한국 증시 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상승했으나 이들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상승률이었다. 강한 반등에도 투자자들은 쉽게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3거래일간 급락한 후 낙폭과대 인식에 따른 상승으로, '롤러코스터 장세'의 일부일 뿐이라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날 선물·옵션 동시만기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한국시각으로 내일 오전 있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 등을 앞두고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대와 불안의 공존 속에 코스피가 당분간 상단이 제한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변동성이 큰 현재 흐름 속에서 가장 예의 주시해야 할 부분으로는 글로벌 불확실성의 가운데에 있는 유럽의 움직임을 꼽았다. 그 가운데서도 먼저 간밤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로존 구제금융 지원안에 대한 위헌 소송을 기각해 합헌 결정을 내린 점에 주목했다.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판결로 법적 문제가 제거되면서 향후 유로존의 구제금융 지원에 청신호가 켜진 듯 하나 '의회의 승인 조건부'라는 단서가 붙었다는 점이 변수"라며 "이로 인해 구제금융 절차에 '정치적 복잡성'이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타 국가 지원이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채권 매입과 같은 의사 결정에 독일 하원이 일일히 참여하게 되면 신속한 대응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 오는 29일 독일 하원에서는 EFSF 증액 및 확대에 대한 표결이 이뤄지는데, 시장에서는 큰 무리 없는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통과가 되면 EFSF 내 독일의 지급보증금액은 현재 1230억유로에서 2110억유로로 증가하게 된다. 지금부터 따져봐야 할 점으로는 유럽 은행이 스와프 시장에서 달러를 빌리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프리미엄인 유로화 베이시스 스와프, 유럽 은행의 단기 유동성을 반영하는 지표인 유로 리보-OIS 스프레드, 그리고 CDS 프리미엄, 안전자산 가격 등을 꼽았다.한치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가 지난달 초 급락한 이후 반등을 나타내는 과정에서도 유럽 신용지표는 여전히 개선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며 "TED 스프레드, 리보-OIS, 유리보-OIS 등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단순히 경기가 둔화되는 것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서의 신용경색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재정여건이 취약해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남유럽 국가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역시 주목해야 할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번주 들어 이탈리아와 스페인 모두 CDS가 400베이스포인트(bp)를 넘어선 상황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2월과 5월 그리스·포르투갈 재정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받은 시기에도 두 국가의 10년물 금리가 6%를 넘고 CDS가 400bp를 넘어섰다"며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금리는 아직 5% 수준이나 최근의 상승세 재개는 주목해야 할 요소"라고 강조했다.간밤 뉴욕증시는 오바마 대통령 연설에 대한 기대감과 독일헌재 합헌판결 및 지표호조 등 유럽에서의 잇따른 호재에 2~3% 급등 마감했다. 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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