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철기자
어도구 초원의 모습. 드문 드문 심어진 나무 사이로 모래 흙이 보인다.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30년 전부터 초원에 나무를 심어왔지만 사막화 속도를 따라잡기 쉽잖다.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허베이성(河北省) 청더(乘德)시 손뢰 여유국장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사막화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견해다.중국 내몽고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어도구(御道口) 초원이 사막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예로부터 풀과 나무가 무성하고 짐승들이 잘 모여드는 곳으로 유명해 청나라 땐 황제의 사냥터로 쓰였다. 지금은 중국정부서 국가삼림공원으로 지정해 관리할 정도로 내몽고에선 최고의 관광지다. 중국 정부가 여름 석달 만 출입금지를 풀을 정도로 관리에 신경을 쓰지만 사막화는 서서히 초원의 생기를 앗아가고 있다.북경시에서 버스로 7시간 걸려 닿은 어도구는 보이는 대부분이 산과 평지에 난 키작은 풀들이다. 이곳 저곳 녹화사업을 벌여 나무들이 빼곡이 들어차 겉으로 보기엔 사막화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나무를 심고 있는 학생들.
풀어 놓은 말들이 풀을 먹는 모습은 한가로운 초원을 생각케 한다.이런 즐거운 상상은 나무를 심으러 풀숲에 들어갈 때 신발에 걸리는 모래를 느끼면서 사라졌다. 그제서야 사막이 바로 코앞에 다가왔음을 실감한다.이 초원에 우리나라 학생들이 해마다 여름에 찾아가 소나무를 심는다. 대한청소년연맹 충효단 대전지부서 어도구 초원에 나무를 심은 건 5년 전부터다. 청더시에서 충효단에 3300㎡(약 1000평)의 땅을 지정, 나무를 심을 수 있게 했고 충효단은 올해도 30cm 크기의 작은 소나무들을 심었다. 올해는 특히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제10차 총회가 오는 10월 경남 창원서 열릴 예정이어서 학생들의 사막화 방지활동이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류수열 충효단 대전연맹 회장은 “자연환경 변화를 막는 건 어느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다. 이젠 지구촌 사람들이 다 함께 고민해야할 문제이고 나무를 심는 건 고민의 첫 걸음”이라고 지적했다.대전 대성고 학생이 어도구 초원에 소나무를 심고 '잘 자라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다.
손뢰 여유국장도 “중국의 사막화 방지를 위해 한국서 찾아온 학생들에게 감사 한다”며 “사막화 방지에 희망이 보인다. 이 활동을 통해 두 나라가 더 가깝고 우정이 변치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대전 대성고 학생들의 나무심기는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전서 꼬박 이틀을 달려와 심은 나무는 아직 제대로 설 힘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5년 전에 심은 나무는 벌써 학생들의 허리 어름에 닿았다. 뿌리가 모래 아래 튼튼하게 자리를 잡아 푸른 빛깔이 뚜렷하다. 대성고 학생들이 심은 나무도 잘 자라길 바랬다. 나무를 심은 황민식(대성고 1학년 5반)군은 “나무를 심으며 잘 커 달라고 기도했다”며 “길거리에 버리는 휴지, 머리감고 무심코 흘려보낸 물 등 환경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고 말했다. 초원에서의 하룻 밤은 이렇게 지나갔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