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저는 오늘 이 자리를 통해 2012년 대선에 불출마할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주민투표가 시작된 이후 7월과 8월, 저에겐 불면과 고통의 밤이 이어졌습니다. 주민투표의 역사적 과업에 수해피해까지 겹쳐 번민과 결단이 매일매일 반복됐고 이제는 저의 진심을 밝히게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제 거취의 문제가 무상급식 주민투표 자체의 의미를 훼손하고 주민투표에 임하는 저의 진심을 왜곡하고 있기에, 대선출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더 이상의 오해를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내년 대선과 관련해 고심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오는 8월24일 치러질 주민투표는 저 개인의 일이 아닌, 국가의 미래가 걸린 일이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시민 여러분. 지금 세계 각국이 복지포퓰리즘의 후폭풍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일본 총리는 포퓰리즘 공약을 철회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고, 최근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경제위기의 파장도 전 세계 경제에 큰 악재가 되고 있습니다. 또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의 무분별한 복지확대는 유럽연합 전반의 재정건정성 저하를 가져왔고, 일자리와 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이들이 실망한 나머지, 폭동을 자행하는 현실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 세계적 경제 충격 속에서 아직도 퍼주기식 복지를 주장하는 정치세력이 있습니다. 끔찍한 현실은 외면한 채 듣기에만 자극적이고 정작 알맹이는 없는 구호로 주민투표를 방해하는 데만 급급한 정당이 있습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양극화로 고통 받는 서민들의 정서를 선거에 이용해 우리 아이들을 '부자아이'와 '가난한 아이'로 편 가르는 사회분열 선전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안 제시나 실질적 해법 보다는 어려운 분들의 경제적 박탈감을 부추겨 계층 갈등을 조장하는 참으로 무책임한 정당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보편적 복지가 가난한 사람을 위한 복지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어려운 사람의 몫을 빼앗아 가는 불평등 복지이자 부자복지입니다. 이번 주민투표의 의미는 그래서 더 커지는 것입니다. 과잉 복지냐 지속가능한 복지냐를 선택할 시점이 점차 다가오고 있습니다. 세계경제의 자욱한 먹구름 속에 우리는 대한민국 미래를 분명히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8월24일 주민투표일이 그 결정의 순간입니다.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이 대한민국 곳간에도 빨간불이 켜지기 전에 서울시민이 직접 판단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이번 주민투표야말로 지속가능한 복지정책으로 대한민국의 재정건전성을 지키느냐, 과잉복지정책으로 미래 세대에 빚과 짐을 지우느냐를 가를 국가적 분수령이자 기로입니다. 국가재정을 위태롭게 하는 복지포퓰리즘에 누군가는 분명한 제동을 걸어야 하고,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만이 표 앞에서 흔들리는 정치인의 행태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 숭고한 의의 앞에 저의 대선불출마는 하나의 개인적 결정에 불과하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민 여러분. 민주당의 구호 남발과 투표불참운동에 혜안을 잃지 마시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과 포퓰리즘 제동을 위한 충분한 고민과 토론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는 8월24일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날입니다. 우리 아들, 딸에게 아버지가 받고 있는 복지를 물려줄지, 빚과 세금으로 그 대가를 치르게 할지, 서울 시민들의 손으로 분명하게 선택해 주시기 바립니다. 감사합니다. 2011.8.12서울특별시장 오세훈배경환 기자 khb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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