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리모델링 수직증축으로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가 먼저 '안살겠다'고 나오지 않겠나. 이미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에 계속 살고 싶은 마음에 일반분양을 허용해달라고 하는 거다. 지금 분당에서는 아파트 팔고 나가려는 사람밖에 없다. 인구도 줄고 있다"(경기도 분당신도시 한 주민)28일 국토해양부가 11차례에 걸친 태스크포스(TF) 회의 끝에 '리모델링 수직증축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확정했다. 지난 4월 재보선 당시 핵심 공약으로 떠올랐던 리모델링 문제는 이제 국회로 공이 넘어갔다. 이에 그동안 '수직증축 허용'을 요구해온 건설업체 및 리모델링관련단체 등에서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국토부의 발표를 보면 노후주택에 대한 비전이 전혀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리모델링을 할 수밖에 없는 단지들이 늘어난다. 리모델링의 사업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노후아파트를 중심으로 그 일대가 슬럼화될 가능성도 커진다"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리모델링 대상 주택의 경우 사용연한이 충분한 점을 감안할 때 전면 리모델링은 자원낭비적인 요소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전면 리모델링은 아파트 골조만 남기고 대규모 철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사업비가 재건축의 80~90% 수준에 달한다. 이에 대해서도 한 건설사 관계자는 "1기신도시의 경우 10~15년 전에 지은 성냥갑아파트가 대부분인데, 이 아파트들의 기능을 현재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당연히 사업비가 어느 정도 들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IMF 이후에 지은 아파트들은 2015년부터 리모델링 대상이 되는데 옛날 아파트와는 성능 면에서 달라 사업비가 적게 들 것이다. 획일적인 기준으로 평가를 해선 안 될 문제"라고 설명했다.또 리모델링 지원방안으로 사업비 일부를 국민주택기금에서 장기 저리로 융자해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막상 주민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형욱 1기신도시리모델링엽합회 회장은 "국토부의 방침대로 장기저리융자로 리모델링 사업을 하는 것은 주민들을 빚쟁이로 몰고가는 것"라며 "수직증축시 높이 증가에 따라 일조권이 침해되는 문제도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및 경기도 일대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대치2단지와 경기 분당 매화공무원1·2단지 등 30개단지 1만7397가구다. 착공에 들어간 곳은 강남구 청담동 두산아파트와 마포구 아현동 남아현아파트·현석동 호수아파트 3곳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재건축과의 형평성, 집값 상승 우려 등으로 정부가 수직증축 불허 입장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라며 "사실상 1기신도시나 양천구, 목동 등 노후아파트는 리모델링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해당 지역의 열의도 있는 만큼 내년 선거에서 다시 쟁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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