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직원 30% 영창악기의 '인재 소신'
-품질관리·총무 등 다양…임금·승진 대졸과 동일[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영창악기 인천공장 기술품질팀에서 근무하는 장병문 차장. 그의 팀원 중 25% 가량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입사한 소위 고졸사원이다. 입사 20년차인 장 차장은 "고졸이라지만 업무 능숙도가 뛰어나 오히려 배우는 부분이 많다"며 "지금까지 학력에 따른 차별은 느껴본 적이 없다. 동등한 직장 동료로서 서로 인정하고 허물없이 지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고졸사원 채용 바람이 전 산업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진작에 고졸사원 채용에 나섰던 중소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하나같이 "학력에 따른 업무능력 차이는 크지 않더라"고 입을 모은다. 영창악기는 전체 사무직 70여명 중 30% 가량이 고졸사원이다. 고졸사원은 품질관리, 총무, 영업본부, 고객서비스 등 다양한 사무직군에 근무 중이다. 갓 입사한 신입부터 20여년차 사원까지 연차도 다양하다. 이 회사가 고졸사원 채용에 적극적인 이유는 제조업의 특성 상 특성화고(구 전문계고) 출신도 충분히 업무를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성화고가 배출하는 졸업생이 중소제조업 입장에서는 유용하다는 것이다. 영창악기는 특성화고 종류에 따라 각각 맞춤형 직군에 배정하고 있다. 공업고 졸업생은 기술품질, 상업고 졸업생은 재무나 회계 업무를 맡는 식이다. 권성엽 영창악기 부장은 "일부 제조업 직군은 굳이 대졸사원을 채용할 필요가 없다. 특성화고 졸업생은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숙달이 돼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 수십년간 고졸사원을 채용해본 결과 개인의 열정과 노력여하에 따른 업무성과의 차이를 제외하면 학력별 업무실행능력은 크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도 고졸직 채용 공고를 내 고객서비스를 담당할 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업무능력을 인정하는 만큼 고졸사원에 대한 대우는 대졸사원과 동등하다. 영창 인사제도에는 고졸, 초대졸, 대졸 등에 따른 차별이 명시돼 있지 않다. 학력에 따른 승진이나 연봉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영창 측 설명이다. 고졸사원이어도 승진연한을 만족하면 승진이 가능하고, 같은 직급이면 동일한 임금을 원칙으로 한다. 권 부장은 "고졸사원이라고 해서 제약이 따르거나 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고졸사원으로 입사해 부장급으로 근무 중인 사원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국내에 도입된 소셜커머스도 고졸사원을 적극적으로 채용해 왔다. 업계 상위 업체 중 하나인 티켓몬스터는 전체 직원 600명 중 27명이 고졸사원이다. 이들은 재무관리, 영업, 고객서비스(CS) 등 다양한 직군에서 일하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채용은 학력과 무관하게 진행하고 있다. 오히려 고졸사원은 대졸사원보다 업무에 능숙하다는 평을 듣는다"며 "올해도 계속 채용이 이뤄질 것인 만큼 고졸사원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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