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해결 기미를 보이던 SC제일은행 파업 사태가 수렁 속에 빠져들었다. SC제일은행 노사는 4주째 이어지고 있는 파업 사태를 종결짓기 위해 20일 오후 6시부터 20시간 동안 협상을 재개했으나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최종 결렬됐다. 양측이 이번 마라톤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는데 실패하면서 노사대립이 파국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노조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스탠다드차타드(SC) 영국 본사 항의 방문을 강행할 방침이다. ◇ 대표자 면담에서 실무진 협상까지= 리차드 힐 행장과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20일 오후 6시께 서울의 한 호텔에서 단독면담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양측의 이견을 좁혀 이번 주 중 파업 사태를 종결짓는데 합의했다. 이날 밤 SC제일은행 본점으로 자리를 옮겨 양측 실무진끼리의 협상을 진행했고 21일 오전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이며 타협점을 찾는 듯 했다. 개별 성과급제 도입에 대한 양측의 근본적 입장 차이는 변함이 없었지만 임금단체협상 세부 안건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조율하는 등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내부에서는 '8부 능선을 넘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20일 자정을 넘길 무렵 리차드 힐 행장이 협상장을 떠나 집으로 돌아갔고 21일 오전 회사로 출근하면서 예전과 같은 '협상불가' 입장을 고수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결국 밤사이 논의됐던 내용이 모두 원점으로 돌아갔고 노조는 이날 오후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사측은 노조의 협상 결렬 주장에 대해 "이번 협상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정리중"이라며 "사측 실무진들이 재협상을 위해 다시 속초로 내려가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노조 실무진들은 "실무진 추가협상 등 사측에서 전해들은 바가 없다"고 반응했다.노조 관계자는 "행장의 출근과 함께 입장이 360도 달라져 밤사이 진행된 모든 협상이 수포로 돌아갔다"며 "노조가 이제 협상을 위해 서울로 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노조 실무협상단은 다시 파업 장소인 강원도 속초로 향하고 있다.◇노조, SC 영국 본사 항의 방문=협상 결렬에 따라 노조는 SC 영국 본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2일 서울 공평동 SC제일은행 본점 앞에서 'SC제일은행 장기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런던 원정 투쟁단 출정 기자회견'을 열고 추후 계획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영국 본사 방문에 대한 법률 검토가 이뤄졌고 출국 날짜도 구체화되고 있다"며 "김재율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SC제일은행 노조와 금융노조 관계자등 4명 정도가 함께 출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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