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으로 중기 육성? 80%는 대기업과 거래없는데..

[제주=박성호 기자]현재 추진되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전략에서 소외된 80%에 달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육성정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0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개막한 대한상공회의소 제 36회 제주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반성장정책 혜택은 중기 중 약 20%에만 돌아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손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갑을 관계 문제, 그리고 그동안 잘못된 관례였던 협력업체에 대한 무리한 요구와 부당한 압력은 당연히 시정돼야 하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정부정책에서 소외된 중소기업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 36회 제주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상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대기업과의 거래관계에서 중소기업의 만족도가 종전보다 많이 향상됐다"며 "그러나 대기업과 거래가 있는 중소기업만으로 중기 전체를 대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상의조사에 따르면 대기업과 1차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중소기업은 전체의 14%에 불과하며 2차 협력업체를 모두 합해야 2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80%에 달하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의 거래없이 중소기업간 거래를 하거나 자체 브랜드로 경영 및 판로개척을 하고 있는 셈이다.손 회장은 "우수중소기업은 대기업 한 곳과만 거래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획일적 제도로 동반성장을 달성할 수 없으며 각 대기업의 자율적 동반성장 정책 시행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일률적인 강제적 제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규제하는 것은 오히려 혜택받지 못하는 80%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와 관련, 제주포럼 특별강연에 나선 200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릭 매스킨 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교수는 한국경제상황에 대한 높은 이해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주요한 경제정책 설정은 정부보다는 민간에 의해 의사판단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사실상 동반성장 관련 정책도 민간 자율 의지에 따른 추진방향 결정이 올바르다는 점을 시사했다.한편 손 회장은 이 날 감세정책의 당위성도 강조했다.그는 "2012년 예정인 법인세 인하는 예정대로 시행하고 올해 말까지 유지되는 임시투자세액공제는 상시화해야 하며 특히, 중소기업 가업상속에 대한 세제지원도 확대해 기업의 지속적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세로 인한 세수감소 지적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여 세수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정치이슈로 변화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를 근거로 규제완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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