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정부가 한반도 안정을 위한 외교전에 총력을 쏟고 있다. 북한이 최근 남북 베이징 '비밀접촉'을 폭로한데 이어 남측에 금강산 재산 정리를 압박하는 등 남북관계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정부가 동맹국을 상대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접근법' 지지세 확보에 나선 것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0일부터 26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 오는 24일 개최되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최근 북핵 문제와 관련한 한미 동맹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외교통상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최근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논의된 양국의 북핵 관련 목표를 이야기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김 장관이 직접 나서 남북대화를 전제로 한 북미대화, 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3단계 접근법'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북한은 황금평과 나진경제특구를 중국과 공동 개발에 착수하는 등 북중경협을 가속하면서도 남한에 대해선 적대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가 없으면 남북간 대화는 없다"는 정부의 방침에 강력 반발하면서 대남 비방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또 지난 17일에는 북한 금강산에 있는 남측 재산 정리를 위해 오는 30일까지 북한을 방문할 것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등 북한의 대남 압박이 고조되고 있다. 때문에 김 장관이 방미 기간 중 어떤 외교적인 성과를 가져올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북한 식량 지원 문제도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대북 식량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정부로선 미국이 식량 지원을 결정할 경우 대북제재에 실효성을 잃을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적극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안팎에선 김 장관이 이번 방미로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변화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정부 관계자는 "북핵 문제나 미국의 북한 식량지원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21일 열리는 UN 총회에서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재선을 지지하고, 축하 리셉션을 진행하는 만큼 북핵 문제와 관련한 반 총장의 역할을 이끌어 낼지도 관심이다. 그러나 외교가에선 반 총장이 연임이 현재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틀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UN사무총장은 한 국가의 입장만 편을 들 수는 없다"면서 "평화적인 남북관계를 위해 중재는 하겠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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