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 100배 즐기기│① 무대와 노는 법

<div class="blockquote">여름의 시작은 록페스티벌, 록페스티벌의 시작은 지산 밸리 록페스티벌이다. 4차 라인업까지 공개된 지금, 슬슬 체력 보충과 성대 보호에 힘써야 할 때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뮤지션들과 함께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는 마음가짐이다. 2011 지산 밸리 록페스티벌의 미디어 파트너 <10 아시아>는 이번 주부터 뮤지션 인터뷰를 비롯한 ‘지산 100배 즐기기’ 안내서를 공개한다. ‘록페’ 입문자부터 고수까지 모두 정독할 필요가 있는 안내서, 그 첫 페이지는 무대에서 노는 법이다. 우쿨렐레 피크닉, 짙은, 몽니, 데이브레이크, 스카워즈, 옐로우 몬스터즈의 예비 관객들은 주목하도록. 그럼, 지산 즐길 준비 되셨습니까? Are You Ready?
우쿨렐레 피크닉: 하와이 기분 좀 내 봅시다!아직 일어날 필요는 없다. 돗자리에 누워 밝고 시원한 우쿨렐레 연주를 안주삼아 맥주를 마시자. 계피의 빈자리를 채운 새 보컬 김진아, 밴드 가을방학의 앨범을 프로듀서한 이병훈 그리고 TJ(조태준)로 구성된 우쿨렐레 피크닉은 , 와 같은 자작곡 뿐만 아니라 , 등 귀에 익숙한 곡들도 제법 연주하기 때문에 우쿨렐레 피크닉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쉽게 공연에 동화될 수 있다. 구름 위를 두둥실 떠다니는 듯한 나른한 기분을 만끽하다보면 이따금씩 ‘볼매’ 조태준의 사투리 억양 섞인 행사톤 멘트가 들려온다. “자, 모두 눈을 감으시고, 여는(여기는) 하와이다. 앞에 바닷가가 펼쳐져 있고 하늘에는 별이 쏟아지고요. 저 옆에 있는 카메라는 야자수다, 이렇게 생각합시다.” 만약 무대 아래에서 그들을 마주치게 된다면 이렇게 인사해보자. 알로하! 준비물: 하와이언 남방. 원색일수록, 꽃무늬가 클수록 우대.
짙은: 듣고 싶은 대로, 느끼고 싶은 대로육체적으로 힘들진 않지만 감정노동이 꽤 필요한 시간이다. 마냥 예쁘지도 청승맞지도 않은 느낌. 그래서 대놓고 가슴을 후벼파는 것이 아니라 슬쩍 스쳐가는 짙은의 노래는 아이러니하게도 굉장히 진한 여운을 남긴다. “개인의 감정이 분출되기 시작한 시기에 등장한 인상주의 화파처럼, 우리의 감정이 느껴지면서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추구하는 그들의 노래를 백퍼센트 즐기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노래가 슬프다고 해서 노래 부르는 사람까지 그렇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특히나 보컬 성용욱은 개그본능이 충만하다. 얼마 전 공연장에서 땀을 많이 흘리는 윤형로(기타)에 대해 “조만간 지산에게 뵙게 될 텐데 아마 그땐 (윤형로가) 눈사람처럼 녹아있을 것”이라 예언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자. 그리고 비교해보자. 과.숙제: 내 안의 나와 충분히 대화하고 올 것.
몽니: 눈 호강시키는 비주얼, 귀 호강시키는 라이브 실력보컬 김신의 본인마저도 “노래할 때는 가슴이 터질 것 같았어요. 기타도 내던져버릴 것 같은, 어떻게 할 줄 모르겠는 그런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Mnet <엠루트> 첫 회에서 무반주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소화했고 이해영 영화감독으로부터 “꼬시기 좋은 목소리”라는 칭찬을 받았다. 앞 줄 관객들은 부디 ‘하트’가 뽀개지지 않도록 조심하길 바란다. 김신의의 삶의 모티브가 담겨있는 ‘일기’와 실제 겪었던 아픈 기억을 담아낸 를 들어보면 언뜻 짙은의 감성과 유사한 느낌이지만 몽니가 좀 더 내지르는 맛이 있다. 소위 ‘미친성대’라 불리는 훌륭한 라이브 실력뿐 아니라 멤버들의 비주얼도 훈훈하다. 만약 지산 밸리 록페스티벌에서 몽니의 사인회가 열린다면, 경쟁률이 꽤 높으니 재빨리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날렵한 턱선을 지닌 김신의는 이미 5년 전에 결혼했다. 그냥 그렇다고. 준비물: 노래를 듣고 느끼고 받아들일 가슴. 귀는 거들뿐.
데이브레이크: 한 여름밤의 시원한 소나기처럼본격적으로 ‘떼창’ 카드를 꺼내들 타이밍이다. 멜로디를 한 번 들으면 금방 따라부를 수 있기 때문에 데이브레이크 입문자라고 해서 걱정할 것 전혀 없다. 대표적인 ‘떼창곡’은 , , 이다. 다 외울 자신이 없다면 후렴구 정도만 기억하도록 하자. 간단한 손가락 안무도 있다. ‘좋다’ 중 ‘니가 있어 좋다’ 부분을 부를 때는 두 검지를 지휘하듯이 흔들면 되고, ‘들었다놨다’의 후렴구에서는 가사에 따라 어깨를 들썩이며 검지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 된다. 밝고 경쾌한 사랑 노래가 많아서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따라 부르면 가슴이 뻥 뚫린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덕분에 팬들이 골고루 분포돼 있지만, 그 중에서도 “처음 데이브레이크를 알게 되면 보통 이 사람의 팬으로 시작”한다는 보컬 이원석의 인기가 가장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 역시 올해 결혼했다. 이것도 그냥 그렇다고.숙제: 떼창곡 연습, 영상보면서 멤버들 캐릭터 연구해오기.
스카워즈: 노세 노세 다같이 노세이젠 몸짓이다. 카피머신과 넘버원코리안이 합작해 만든 10인조 프로젝트 밴드 스카워즈는 사람들에게 스카펑크를 널리 알리기 위해 이나 ‘DOC와 춤을’ 등 잘 알려진 대중가요를 리메이크해 무대에 올린다. 아는 노래 나오니 신나고, 흥겨운 스카 리듬에 또 한 번 신나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팔 다리를 흔들며 춤을 추는, 일명 스캥킹이 무대와 객석을 들썩이게 만든다. 자신도 모르게 흥에 겨워 손에 맥주를 든 채 스캥킹을 하다가는 자칫 자기 얼굴에 맥주 뱉는 봉변을 당할 수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하자. 스카워즈가 에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곡, 스카워즈의 스타일로 재해석을 원하는 곡을 적어주시면 리메이크를 해보이겠다’고 했으니, 혹시 마음껏 흔들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사연을 남기는 것도 좋겠다. 스카의 매력을 좀 더 느끼고 싶은 사람은 같은 날 킹스턴 루디스카의 무대도 놓치지 말길 바란다.숙제: 틀어놓고 하기. 오키도키, 스카~스카~스카
옐로우 몬스터즈: 손 머리 위로, 신나게 미쳐보자검엑스의 보컬 이용원, 델리 스파이스의 드러머 최재혁, 마이 앤트 메리의 베이스 한진영. “감성의 공통분모가 펑크”라는 세 사람이 만든 밴드 옐로우 몬스터즈는 가히 드림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관객들도 드림팀 수준의 함성과 슬램으로 화답할 필요가 있다. 모든 노래를 ‘오케이!!!!!’ 샤우팅으로 시작해 무조건 ‘손 머리 위로’ 박수를 이끌어내는 이용원과 함께 단 한 곡만 달려도 금세 땀으로 샤워하게 될 것이다. 델리 스파이스와 마이 앤트 메리 시절의 서정적인 느낌은 가사와 멜로디에서 찾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거칠고 강력한 사운드를 내세운다. 본인들도 건즈 앤 로지스 같은 메탈 록 밴드의 느낌이 난다고 인정했다. 말랑말랑하던 남자들의 변신,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것이다. 준비물: 장시간의 샤우팅과 슬램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 땀이 잘 통하는 상하의<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이가온 thirteen@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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