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정성룡이 왜 대표팀 NO.1 수문장인지를 그대로 보여준 한 판이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7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결승골은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몫이었지만 일등공신은 정성룡(수원)이었다.그야말로 눈부신 선방이었다. 정성룡의 '거미손'에 가나는 14차례의 슈팅을 날리고도 한 골에 만족해야 했다. 아사모아 기안과 설리 문타리(이상 선덜랜드)의 회심의 슈팅도 그 앞에선 힘을 잃었다. 백미는 전반 14분 페널티킥 선방이었다. 홍정호의 파울로 대표팀은 위기를 맞았다. 가나는 키커로 기안을 내세웠다. 5년 전 대표팀과의 대결에서 PK골을 넣은 주인공. 그는 침착하게 왼쪽 구석을 노리고 슈팅을 시도했다. 정성룡은 비호같이 몸을 날려 공을 막아냈다. 이내 앞선 지동원(전남)의 선제골 때보다도 더 거대한 함성이 경기장을 뒤덮었다. 선방쇼는 그 뒤에도 계속됐다. 가나의 강한 압박에 주도권을 내줬지만 상대의 득점 기회를 번번이 저지했다. 전반 18분과 24분 각각 문타리의 슈팅을 막아냈고 31분 기안의 문전 바로 앞 헤딩슈팅까지 가로막았다. 39분 바두의 결정적인 슈팅도 그의 손을 지나가지 못했다.후반 홍정호-이정수의 중앙 수비라인은 상대의 날카로운 패스와 빠른 침투에 수차례 위기를 허용했다. 잇따른 상대의 슈팅에도 정성룡은 흔들리지 않았다. 후반 6분 기안의 오른발 슈팅을 막아냈고, 2분 뒤 기안의 문전 정면 오른발 터닝 슈팅마저 차단했다. 후반 18분 또 한 번 중앙수비가 붕괴되며 그는 기안에 동점골을 내줬다. 하지만 이는 와신상담의 계기가 됐다. 후반 40분 상대가 날린 회심의 중거리 슈팅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경기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구자철의 결승골이었지만, 승리의 근간에 정성룡이 있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었다.정성룡은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5년 전 홈에서 가나에 패한데다 최근 한국축구에 (승부조작 등) 좋지 않은 일이 많아,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그는 "페널티킥 선방이 이날 선전의 원동력"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현태 GK 코치가 조언해 준 덕"이라며 "초반 잘 막으면서 감이 좋았다"고 말했다.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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