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12라운드가 열린 인천월드컵경기장. 경기를 앞둔 허정무 인천 감독과 윤성효 수원 감독의 표정 한구석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엿보였다. 최근 K리그를 강타한 '승부조작 사건'이 이유였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다. 일부 선수들의 일탈로만 여겼던 것도 사실. 그러나 실체를 드러낸 승부조작의 규모와 행태는 상상을 초월했다. 한 팀의 여러 선수가 동시에 조작에 연루됐고, 브로커와 조직폭력배까지 개입된 흔적이 드러났다. 충격은 컸다. 비록 인천과 수원은 아직 직접적인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두 감독은 축구계의 선배로서 입을 열지 않을 수 없었다.허 감독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잘못된 것은 철저하게 규명돼야 한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국민에게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가. 낙담만 할 것이 아니라 이번 일을 계기로 썩은 부분은 도려내고 K리그가 깨끗이 정화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이번 일로 선수들 간의 불신이 생길까봐 걱정"이라고 혀를 찼다. "기사를 보니 사회 초년생인 신인급 선수들은 유혹에 넘어갈 법도 하더라"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젊은 선수들이 너무 울타리 안에 갇힌 채 성장하다 보니 생겨난 문제다. 이를 위한 정신 교육도 필요하다"며 "어떤 이유에서든지 승부조작이나 비스포츠적인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더불어 "구단 자체적인 조사는 물론 검찰의 모든 수사력이 총동원돼 뿌리부터 뽑아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 감독 역시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팬 앞에 이런 불상사를 보이게 돼 죄송할 따름"이라며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철저한 조사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확실히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다시 태어나는 K리그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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