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송재희 중기중앙회 부회장, 삼성MRO 사외이사 내정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가 있는 굴로 들어가 봐야죠. 중소기업 테두리 안에서만 동반성장 목소리를 높일 게 아니라 직접 대기업과 얼굴을 맞대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더 나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삼성그룹 내 기업소모성자재 구매대행사(MRO) 아이마켓코리아의 사외이사로 내정된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이 2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삼성 입성 소감으로 '호랑이 굴'론을 펼쳤다. 호랑이 굴격인 삼성에 입성, 삼성을 잡겠다는 의도다. 삼성을 잡겠다고 했지만 실상 그의 진의는 삼성과 함께 호랑이 굴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대다수가 삼성의 이번 결정을 두고 'MRO사업을 대폭 줄인다'에 초점을 맞췄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안을 내놨다'라는 게 송 부회장 설명이다. 그는 "이사회 아래 동반성장과 관련한 자문기구를 두고 국내 중소 제조업체의 판로개척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는 등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진 건 큰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중소기업계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국내 최대 기업에서 그만큼 동반성장에 대해 의미를 두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송 부회장이 삼성으로부터 사외이사 자리를 제안받은 건 이달 초. 중소기업과 관련한 공직에서 시작해 지난 2009년부터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에게 대기업 사외이사가 맞는 자리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을 법했다.그러나 그는 "MRO사업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갈등을 빚고 있는 대표적 분야이기도 하고 '삼성'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이내 수락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송 부회장외에 중소기업 관련 교수 한명을 더 사외이사로 구성할 계획이다. 3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2명을 중소기업계 인물로 채운 셈이다.산업계 최대 화두인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이슈를 주도해 온 송 부회장은 '할 일이 더 늘었다'는 질문에 "중소기업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아무 문제없다"고 답했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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