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0억보다 실속있는 186억

한전기술·SK건설 EPC 계약 무산..설계용역만 체결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한전기술이 SK건설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던 2600억원 규모의 터키 화력발전소 보일러 관련 수주 금액이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들면서 EPC 계약이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기술의 EPC(설계,구매,시공 일괄 수행)시장 진출도 한 템포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2일 한전기술은 SK건설과 186억원 규모의 터키 투판베일리 석탄화력발전소 설계기술용역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한전기술이 SK건설과 2600억원 규모의 EPC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려졌던 계약이 설계용역 계약으로 변경된 것이다.공시를 통해 회사측은 "당초 계약추진 시 보일러 공급까지 포함해 계약을 추진했으나, 공급 조건이 맞지 않아 설계용역 공급 계약만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공기업이다 보니 매출을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수익성도 담보돼야 하고 안정성도 보장돼야 하는 부분이 작용해 설계 용역만 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와 관련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일러 공급 건은 한전기술 측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으로 주어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마진이 크지 않아 보일러 공급을 포기하고 설계용역 계약만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계약 규모는 크게 줄었지만 한전기술이 입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보일러 공급부문이 영업이익률이 낮고, 설계부문이 이익이 많은 부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실속은 차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현재 수주잔량도 충분하고, 계약을 추진하는 다른 곳도 많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반면 EPC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만큼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첫 진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에 대해 심리적인 타격이 있을 수 있고, EPC시장이 그만큼 만만치 않다는 생각도 가지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전기술은 EPC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는 계획이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작년에도 EPC로 450억정도의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2000억~3000억원 규모의 EPC 계약을 위해 동남아시아, 인도, 남아프리카, 브라질 등에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정재우 기자 jj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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