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기자
에버랜드 놀이시설을 타고 있는 최주현 사장.(삼성블로그 화면 캡쳐)
"한번은 캐스트(직원) 휴게실에 들어가 봤더니 저와 임원들 사진이 벽에 죽 붙어있어요. 사장 얼굴 익히려고 붙여놨다고 해서 다 떼라고 했죠. 사장 얼굴 외우면 뭐해요. 고객이 제일 중요하지."지난 2009년 에버랜드 사장으로 부임 후 팀장이상 간부들을 토요일에 전원 집합시켰다. 스스로 짖궂다고 생각했지만 에버랜드 명물인 T익스프레스를 타본 간부가 없다는 걸 알고 억지로(?) 태운 것이다. 최 사장 본인은 “T익스프레스를 2번 연달아서 탄다”고 했다.삼성에버랜드하면 놀이공원을 떠올리지만 에버랜드가 속한 리조트사업부 매출은 전체의 17%에 불과하다. 급식사업 및 식재료유통을 담당하는 푸드컬처사업부와 건축, 방재, 빌딩관리, 에너지 등을 담당하는 E&A사업부가 사실상 에버랜드 매출의 양대 축이다.푸트컬처사업부는 현재 600여군데에서 급식사업을 하고 E&A사업부는 200군데 빌딩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 2004년 푸드컬처사업부 급식사업은 시장점유율 1위를 달렸지만 이듬해 2등으로 떨어졌지만 임직원 분위기는 만족스러웠다고 회상했다. 학교 급식을 못하게 됐다며 원인을 외부로 돌렸기 때문이다. E&A사업부도 매출이 줄었다. 최 사장은 "푸드컬처에 새로운 목표를 줬고 E&A사업부에 사업부별 평가를 다르게 주기 시작하니까 일이 제대로 됐다"며 "CEO는 조정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장난기 많아 보이지만 카리스마가 상당한 그의 경영철학은 분명했다."이익을 내야 직원들 보너스도 많이 줄 거 아닙니까. 사장이 만날 직원들과 장난만 치다가 연말 실적 나빠 직원들 못 챙기면 그건 리더십이 없는 겁니다."에버랜드의 2020년 비전 매출목표는 8조다. 창립기념식에서는 88명의 직원이 노래를 불렀다. 8조를 되새기자는 의미였다.목표 매출 달성의 원동력은 서비스 정신이다.전략기획실 출신으로 삼성그룹 대표 전략통이었던 최 사장은 서비스업 입사 3년차에 불과한 사장으로서 자신의 선배가 바로 에버랜드 대리와 과장이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박성호 기자 vicman12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