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최고 갑부 리나트 아흐메토프

세계 최고가 런던 소재 아파트 매입 … '마피아 보스'라는 소문 끊이지 않아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세계에서 가장 비싼 영국 런던 소재의 한 아파트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갑부에게 1억3600만 파운드(약 2420억 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매입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파이낸셜 타임스 등 언론의 끈질긴 추적 결과 면적 2322㎡짜리 아파트를 매입한 화제의 주인공은 우크라이나 최고 갑부 리나트 아흐메토프(44)로 밝혀졌다.그가 매입한 아파트는 침실 세 개짜리 일반 아파트의 16배로 15가지 유형의 고급 대리석과 수천 그루의 유럽산 참나무를 마감재로 사용한 것이다.아파트 안에는 전용 영화관, 전장(全長) 21m의 수영장, 체력단련실, 골프 시뮬레이터, 와인 저장고가 마련돼 있는데다 도우미와 수위가 딸려 있다. 아파트 연간 관리비만 10만 파운드에 이른다.인접한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제공하는 룸서비스를 통해 언제든 보드카나 캐비어도 맛볼 수 있다.
아흐메토프의 대리인 안나 테레호바는 아파트 매입과 관련해 “아흐메토프가 100% 소유한 복합 광산업체 ‘시스템 캐피털 매니지먼트’(SCM)의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아흐메토프는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선정, 발표하는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 2005년 이래 줄곧 얼굴을 내밀었다.그의 재산은 지난 1년 사이 108억 달러(약 1080억 원)나 급증해 올해 포브스의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39위를 기록했다.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를 따돌리고 ‘투자의 귀재’ 존 폴슨와 같은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의 순재산은 160억 달러다.1966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타타르족(族) 출신 무슬림 석탄 광부의 아들로 태어난 아흐메도프는 1990년대 도네츠크 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그가 처음 거금을 거머쥔 것은 젊은 나이에 금속 거래를 통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로써 최근 창립 10주년에 이른 SCM을 창업할 수 있었다.1990년대 중반 아흐메토프가 기업 제국을 건설하기 시작한 데는 당시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와 맺은 인연 덕이 컸다. 아흐메토프는 현재 야누코비치가 이끄는 우크라이나지역당 소속으로 의정 활동도 펼치고 있다. 그만큼 두 사람의 관계가 여전히 돈독한 것이다.모든 일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석유·가스부터 정부 등 공공 부문에 이르기까지 부패가 만연돼 있다. 아흐메토프를 시기하는 이들은 그가 우크라이나의 마피아와 연계돼 있다고 비난했다.일찍이 1999년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보고서에서 “아흐메토프가 범죄조직의 수괴”임을 확인했다. 내무부 보고서에는 그에게 수상한 사업거래, 돈세탁, 불법 금융거래 혐의가 엿보인다고 적혀 있었다.아흐메토프가 이를 모두 부인한 것은 물론이다. 그는 2005년 한 측근이 경쟁 사업가를 살해하려 했다는 혐의로 당국에 체포되자 모나코로 피신했다. 이듬해 측근이 무혐의로 풀려나자 우크라이나로 돌아갔다.우크라이나 프로축구팀 샤흐타르 도네츠크의 구단주이기도 한 아흐메토프는 관중 5만 명이 들어설 수 있는 축구장 돈바스 아레나를 짓는 데 2억4500만 파운드나 투자했다. 돈바스 아레나에서는 ‘2012 유럽컵’이 열릴 예정이다.아흐메토프는 자선활동으로도 유명하다. 한 해에 1800만 파운드 이상을 기부한 적도 있다.지난해 7월 그가 이끄는 투자업체 메틴베스트는 철강업체 일리히 아이언 앤 스틸에 투자했다. 일리히 아이언 앤 스틸의 현재 시장가치는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치솟았다.그는 새로운 기업을 세워 유럽으로 전기도 수출할 계획이다.이진수 기자 comm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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