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DTI 규제 지속적으로 운용해야'

건설업 부도확률 타업종의 3배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국은행이 총부채상환비율(DTI)등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한 규제들을 지속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28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제 17호)'에서 "가계부채의 과도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며 "특히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의 경우 가계의 대출규모 축소 및 건전성 제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점에 비추어 지속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가계부채 축소조정을 위해서는 이자뿐만 아니라 대출원금도 꾸준히 상환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리상승기에 서민가계의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도 강조했다. 가계부채 문제가 향후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 금융부채는 93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늘어나 2009년(7.3%)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2009년 143%에서 지난해 말 146%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이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를 조정하면서 비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한 가계에서 주로 이용하는 비은행금융회사의 가계대출 규모도 지난해 말 16.7% 늘어나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5.4%)을 크게 상회했다. 또 고가주택을 담보로 대출한 가계일수록 소득 대비 과다하게 대출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소득 대비 대출액이 600%를 초과하는 차주의 비중은 3억원 이하의 집에서는 17.1%에 불과하지만, 9억원을 초과하는 집에서는 48.5%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또 원금상환 없이 이자만 납입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지난해 말 78.4%에 달해, 향후 은행이 대출 연장을 제약할 경우 가계부채 부담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번 보고서에는 최근 악화되고 있는 부동산시장에 대한 경고도 함께 담겼다. 한은은 "유가, 환율, 금리 등 국내외 경제여건이 기업경영에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재무구조가 취약한 조선, 건설·부동산 업종을 중심으로 한계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건설업종의 경우 예상부도확률(EDF, Expected Default Frequency)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 경기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부도업체가 크게 늘 수 있다고 밝혔다. EDF는 1년 이내에 모든 보유자산을 시장가치로 처분해도 부채를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확률이다. 지난해 말 기준 건설업종의 EDF는 9.6%로, 건설 이외 업종( 2.8%)의 3배를 초과한다. 임광규 한은 안정분석팀 과장은 "3,4월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 보면 EDF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부동산 PF 부실과 관련, 재무상태도 나빠지고 건설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커져 주가도 하락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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