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가온
편집. 장경진
지난주 나영석 PD는 연기자와 스태프 간의 대결로, 새로운 리얼리티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순간적인 판단력이 필요”한 ‘1박 2일’에서 중요한 건 새로운 상황 그 자체보다 그것을 솜씨있게 예능의 재미로 만들어내는 제작진의 능력이다. 그 점에서 나영석 PD는 영리한 연출자다. 지난 주 나영석 PD의 ‘스태프 80명 전원 입수’ 발언은 애초에 3~4분짜리 에피소드로 의도했던 축구경기를 눈덩이처럼 불렸고, 그 날 방송분에서 ‘가장 빵 터지는’ 순간을 탄생시켰다. “이미 스태프와 출연자들이 방송을 떠나 자존심 대결로 번진 상황에서 차라리 기름을 확 부어버리는 게 재밌겠다”는 ‘촉’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그의 예상대로 스태프들은 ‘빠질 때 빠지더라도 일단 가보자’는 반응을 보였다. 자칫 ‘무리수’로 비춰질 수 있는 이러한 판단의 기준은 크게 두 가지, “제작진이 미리 준비한 것보다 더 재미있는가”와 “현장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가”다. 출연자들의 의욕이 절정에 달했다면, 나중에 편집하더라도 현장에서는 맥을 끊지 않는다는 원칙은 지난 4년 동안 “현장 분위기를 살려야 방송도 재밌게 나온다”는 경험에서 터득한 지혜다. 이제 나영석 PD는 화면 안팎에서 여섯 멤버와 80명의 스태프를 진두지휘하는 연출자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내 자신을 내려놓으며” 제7의 멤버가 되기도 한다. 생판 모르는 100명의 시청자들이 참여하는 ‘시청자 투어 3탄’이 기대되는 건 이처럼 ‘1박 2일’을 들었다놨다하는 나영석 PD의 노련함 때문이다. “굉장히 힘든 여행이 될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제작진이 힘들수록 방송은 재밌어진다”고 말한 나영석 PD는 과연 시청자 여행단 앞에서 어떤 ‘나요미’(‘나영석 귀요미’의 줄임말)의 모습을 보여줄까.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이가온 thirteen@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