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소콜의 ‘내부자거래’로 법정 선다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올 초 연이어 제기된 최고 경영진들의 내부자거래 의혹으로 도덕성에 금이 간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결국 법정에까지 서게 됐다. 로이터 통신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이 19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소콜의 루브리졸 주식 매입을 문제삼아 버핏과 소콜을 비롯한 버크셔 이사진 전부를 고소했다고 전했다.
주주들은 버크셔 주주인 메에슨 커비의 이름으로 델라웨어 형평법 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소콜에게 루브리졸 주식 매입을 통해 얻은 부당 이익 전부를 버크셔에 돌려줄 것을 촉구했다. 또한 주주들은 또다른 내부자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찰스 멍거 버크셔 부회장을 비롯한 이사진에게 버크셔의 명성에 타격을 입힌 데 따른 보상금을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캐리 키저 버크셔 대변인과 버크셔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멍거, 톨스 앤 올슨 법률회사는 이와 관련한 공식입장을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다. 소콜은 지난달 버크셔가 사들인 루브리졸의 주식을 인수 전에 대량 매입해 큰 차익을 남겼다. 그는 지난 1월 5∼7일에 루브리졸 주식 9만6060주를 사들였다. 그가 사들인 루브리졸 주식의 시장가치는 당시 약 992만 달러였으나 버크셔의 인수 소식이 전해진 후 30% 급등, 약 1290만달러까지 올랐다. 단 몇달만에 298만달러(약 33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이다.이 문제와 관련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내사에 착수했으며 소콜은 버핏의 뒤를 이을 후보군에서 사퇴했다. 소콜은 당시 내부자거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이 문제로 후보를 사퇴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버핏 회장도 “소콜의 주식 매입은 나와 루브리졸 인수를 상의하기 전에 이뤄진 것”이라면서 “그의 루브리졸 주식 인수가 불법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콜을 변호한 바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소콜이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에 출연, 자신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멍거 부회장도 버크셔의 비야디(BYD) 투자 전에 이 회사 주식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었다”고 밝히면서 멍거 부회장에게도 불똥이 튄 것이다.버크셔는 지난 2008년 2억3000만달러를 들여 비야디 지분 약 10%를 사들였다. 멍거 부회장은 인수 전에 비야디 지분 3%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멍거 회장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버크셔가 비야디에 관심을 보이기 훨씬 전부터 이 회사에 투자해왔었다”면서 “또한 나는 버크셔와 비야디의 투자 협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최측근들의 내부자거래 의혹으로 버핏 회장과 버크셔의 도덕성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일각에서는 버핏 회장의 경영진 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주주들이 멍거 회장의 내부자거래 혐의까지 문제 삼을 경우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버크셔는 오는 30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갖는다. 버핏 회장이 이 자리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조해수 기자 chs9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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