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새>, 전주 끝 노래 시작

<가시나무새> 13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가시나무새>는 처음부터 출생의 비밀, 바보 같을 정도로 착한 여자와 지독한 자기애로 인해 악해진 여자의 대비, 두 여자 사이에 낀 남자 같은 통속극의 모든 클리셰를 끌어안고 시작했다. 통속극은 대개 자극적이거나 진부해지기 쉽다. <가시나무새>는 이를 피하기 위해 3대에 걸쳐 대물림 되는 운명과 같은 상처를 가졌지만 서로 다른 선택을 하는 여자들이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얽히는 구조를 택했다. 그러나 익숙한 소재를 흥미롭게 요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음에도 여전히 <가시나무새>가 진부하게 느껴졌던 건 전주가 너무 긴 노래였기 때문이다. 생모에게 버림받고 외롭게 자란 정은(한혜진)은 꿈을 이루려는 순간 믿었던 친구 유경(김민정)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어야 했고, 거기다 유경이 버린 아이까지 맡아 기르게 된다. 이러한 정은의 수난기는 20부작 중 절반가량에 할애되었다. 이를 보고 있으려니 <가시나무새>가 미니시리즈인지 일일드라마인지 헷갈리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유경(김민정)이 정은과 명자(차화연), 한별(김수현)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게 되는 것은 드디어 전주가 끝났음을 알려주는 반가운 장면이었다. 유경은 비뚤어진 자기 연민 때문에 모든 것을 버렸지만 어쩔 수 없는 그리움에 한별을 찾아갔다. 그런 유경에게 명자는 “나한테는 제일 무서운 게 우리 아이 다치는 일이야. 나 다른 건 다 참아도 내 새끼 다치는 건 용납 못해”라고 경고한다. ‘나약한 인간을 구원하는 모성’이라는 <가시나무새>의 진짜 이야기가 이제서야 겨우 시작되었다. 10 아시아 글. 김희주 기자 fifte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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