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리뷰]'찍는 맛'만큼 '보는 맛'도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이제 캠코더는 가정마다 카메라처럼 흔하게 갖추고 있는 기기가 됐다. 아이들 운동회나 돌잔치, 그밖의 가족 행사에서 캠코더로 영상을 촬영해 남기는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자. 그렇게 찍은 영상을 다시 보는 일은 얼마나 될까? 촬영은 '요식행사'일 뿐, 대부분의 영상들은 한 번도 재생되지 못한 채 삭제된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해 줄 캠코더가 있다. 소니코리아가 최근 내 놓은 캠코더 '핸디캠' 8종 중 가장 눈에 띄었던 제품인 ‘HDR-PJ30’과 ‘HDR-PJ50’이다. 이 두 캠코더는 세계 최초로 프로젝터를 탑재해 '언제 어디서나' 영상을 다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HDR-PJ30’을 직접 사용해봤다.
먼저 사양을 살펴보자. ‘HDR-PJ30’은 소니 캠코더 라인에서 중급기에 해당한다. 최대 29.8mm까지 광각촬영을 할 수 있고 풀 HD급 ' Exmor R CMOS'센서를 탑재했다. 방송용급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 레코딩 기능을 제공한다. 32GB 플래시메모리를 내장했으며, LCD 디스플레이 크기는 3인치다. 아마추어 사용자들의 골칫거리인 손떨림을 방지해 주는 '뉴 스테디샷 액티브 모드'도 지원한다. 피사체의 움직임을 매끄럽게 잡아주며 상하, 좌우, 대각선 방향의 흔들림을 입체적으로 방지해 주는 등 기존 제품보다 손떨림 보정기술이 10배 이상 강력해졌다는 설명이다. 기존 모델 대비 2배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해 부드러운 영상을 만들어주는 ‘60P 프로그레시브 모드’도 지원된다. 핵심은 촬영한 영상을 바로 감상할 수 있는 프로젝터 기능이다. 먼저 가족들의 모습을 간단히 촬영해 바로 거실 벽에 투사해봤다. 프로젝터 영상은 최대 60인치까지 확대 가능한데, 40인치 정도 크기로 영상을 키워 본 결과 기대보다 훨씬 또렷하게 보였다. '얼마나 쓸모가 있을까?'라는 의심을 품었던 프로젝터 기능의 활용도는 상상 이상이다. 지금까지는 캠코더로 영상을 촬영하더라도 컴퓨터로 옮기고 인터넷에 업로드하거나, 외장디스크에 넣어 거실 TV로 보는 것이 귀찮아 방치해놓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프로젝터 기능을 이용하면 여러 사람과 즉시 영상을 공유할 수 있다. 특히 컴퓨터 사용을 어려워하는 중년 이상의 세대들에게 버튼만 누르면 영상을 크게 볼 수 있는 프로젝터 기능은 캠코더 촬영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영상을 다른 절차 없이 바로바로 볼 수 있다는 '현장감'도 중요한 요소다. 이번에는 친구의 음악 공연 현장에 ‘HDR-PJ30’을 들고 가 촬영했다. 공연 후 술집에서 열린 뒤풀이 자리에서 식당 벽에 프로젝터 영상을 투사해 모두 함께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공연 모습을 다시 보며 대화의 화젯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방금 전 현장의 열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 여러 모로 편리할 뿐더러 재미를 더해준다. 어설픈 부가기능일지도 모른다는 선입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HDR-PJ30’는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프로젝터 기능을 탑재해 영상 감상과 공유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영상은 '찍는 것'보다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케하는 제품. 그러나 프로젝터 영상을 투사하기 위해서 최소한 벽이나 영사막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품 소개처럼 캠핑장이나 정원에서 활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된다. 또 다른 문제는 가격이다. 시중가가 120만~130만원대로 책정돼, HD급 캠코더 가격이 많이 낮아진 요즘 선뜻 구매하기에는 장벽이 있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김수진 기자 sjkim@ⓒ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